감자가 맛있는 시기다. 삶아서 소금에 살짝 찍어 먹으면, 마치 아이스크림처럼 그냥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 한창때인 감자를 조리 기구에 따라 다양하게 쪄 먹는 방법, 그리고 삶아 으깬 감자 색다르게 먹는 방법까지.
01 찜통에 찌기
■ 압력밥솥 이용
1 비슷한 굵기의 감자를 껍질째로 씻어 건진다. 2 압력밥솥에 삼발이를 깔고 물을 충분히 부어준다. 3 감자를 담고 그 위에 소금을 1½큰술 뿌린다. 4 뚜껑을 덮어 끓이는데, 압력밥솥의 추가 딸랑거리기 시작한 후로부터 5~7분 정도 더 끓인다. 5 불을 끄고 1분 정도 뜸을 들인 뒤 김을 뺀다(김이 저절로 빠질 때까지 놔두면 감자가 너무 익어버린다). 굵은 감자라면 좀더 오랫동안 찌도록 한다.
Tester’s Review 감자를 대, 중, 소 하나씩 쪘는데 5~7분으로는 작은 것 하나만 다 익었다. 모두 다 익히려면 2분 정도 더 쪄야 한다. 먹어보니 압력밥솥에 지은 밥처럼 감자가 포슬포슬하면서 수분도 적당하고 찰기가 있어 맛있었다.
시간 10분 편리성 ★★★★★ 맛 ★★★★★
■ 찜통 이용
1 껍질째 씻은 감자는 찜통에 넣어 불 위에 올린다. 2 김이 강하게 나기 시작하면 중불로 줄여 은근하게 찐다. 3 20~30분 정도 지난 뒤 젓가락으로 찔어보아 탄력 있게 쑥 들어가면 불을 끄고 뜸 들인 뒤 꺼낸다.
- 감자가 거의 익었을 때 찜통에 남은 물을 따라내고 소금을 약간 넣은 물을 감자에 끼얹어서 살짝 더 찐다. 이렇게 한 번 더 찌면 포슬포슬해지면서 간이 배어 더 맛있다.
- 껍질을 벗겨 익히는 것보다 껍찔째 익힌 후 나중에 벗겨야 각종 영양소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
Tester’s Review 일단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불 조절을 해야 하는 등 번거롭다. 맛에도 큰 장점이 없는 편이다. 압력밥솥에 찐 것보다 먹었을 때 조금 퍽퍽한 느낌이 든다.
시간 30분 편리성 ★★★ 맛 ★★★★
02 냄비에 삶기
■ 밑이 두꺼운 냄비 이용
수분을 서서히 날려가면서 포슬하게 삶아야 더 맛있다. 껍질을 벗겨 삶는 것이 보편적.
1 감자는 껍질을 벗겨 씻은 뒤 감자가 잠길만큼 밑이 두꺼운 냄비에 담고 약간의 소금을 뿌린다. 물을 부어 끓이기 시작한다. 2 감자가 반 이상 익었으면 자작할 정도의 물만 남기고 나머지는 따라낸다. 3 약한 불에서 수분을 날려가면서 서서히 익혀 감자의 밑면이 노릇하게 되고 속까지 부드럽게 익으면 불에서 내린다.
- 큰 감자는 3~4등분해서 삶으면 시간을 줄일 수 있다.
- 감자 한 개에 설탕 1/2작은술, 소금 1/2큰술씩 넣으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
- 삼투압 현상에 따라 소금이 감자에 더 잘 배는 듯싶다. 찔 때보다는 소금 양을 적게 하는 것이 좋다.
Tester’s Review 우선 너무 덥다. 삶는 동안 집 안이 후덥지근했다. 중간 크기 감자 세 개를 삶았는데 반 정도 익는 데 28분 걸렸고, 물을 버리고 아주 적은 물에서 수분을 날리면서 익히는 데 12분 걸렸다. 소금은 감자 한 개당 1/2큰술로 잡아 세 개에 1½큰술을 넣었는데 삶고 나니 약간 짭조름. 조금 덜 넣어도 괜찮겠다. 감자 두 개에 3/4큰술이면 적당할 듯.
시간 40분 편리성 ★★★ 맛 ★★★★
03 오븐에 굽기
■ 쿠킹 호일에 싸서 굽기
1 쿠킹 호일을 이용, 씻지 않은(씻어도 됨) 감자를 빈틈없이 싸준다. 2 오븐 팬에 담아 예열 온도 200℃에서 40분 정도 굽는다. 3 쇠꼬치로 찔러보아 쉽게 들어갈 정도가 되면 꺼낸다. 4 쿠킹 호일에 싼 구운 감자 윗부분에 십자로 칼집을 내고 감자를 가른다.
- 뜨거울 때 십자로 칼집낸 곳에 치즈를 올려먹어도 일품.
Tester’s Review 40분으로 다 익히기엔 부족. 감자를 통째로 쿠킹 호일로 싸서 구우니 총 55분이 걸렸다. 다 구워진 감자를 십자로 자르니 압력밥솥에 찐 것처럼 수분이 그대로 있어 먹기 좋았고 감자의 맛도 그대로 살아 있었다. 껍질째 편리하게 조리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인 반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 단점. 하지만 쿠킹 호일에 싸서 간단하게 조리하니 설거짓거리도 없고 다른 오븐 요리에 비해서도 간편한 편이다.
시간 55분 편리성 ★★★★ 맛 ★★★★★
04 전자레인지에 삶기
■ 군고구마 맛을 원할 때
1 감자는 껍질째로 씻어, 젖은 종이 타월이나 신문지 반장에 2~3개씩 놓아 세 겹 정도로 싸거나 돌돌 만다. 2 ①을 비닐 팩에 넣는데 이때 완전히 밀봉하지 않는다. 3 ②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17분 정도 가열하면 잘 익는다.
■ 찐 감자 맛을 원할 때
1 껍질을 벗기거나 껍질째로 씻는다. 2 넉넉한 크기의 비닐(비닐 팩)에 감자를 담고 감자 부피의 1/3 높이로 물을 부어준다. 3 ②를 내열 그릇에 담아 전자레인지에서 15분 정도 가열한다(중간 크기 감자의 경우).
Tester’s Review 전자레인지에 있는 감자 삶기 모드(14분 조리라 되어 있었음) 그대로 했다. 감자 크기에 관계없이 14분 만에 충분히 익었다. 전자레인지 조리는 간편하긴 하지만 감자 고유의 맛이 많이 사라지고 수분이 없어져 퍽퍽한 게 단점.
시간 14분 편리성 ★★★★☆
1 젖은 종이 타월에 싸기 종이 타월의 수분이 증발되면서 감자의 수분도 같이 증발되어버린 듯. 젖은 종이 타월을 벗겨내니 감자의 부피가 1/10 정도 줄어들어 있고, 감자 껍질이 쪼글쪼글해졌다. 먹어보니 수분은 거의 없고 대신 쫀득쫀득 씹히는 맛이 특징. 맛 ★★★☆
2 신문지에 싸기 모양과 부피에 변화는 없다. 감자의 수분을 쭈~욱 빼고 그대로 익힌 상태. 감자를 네모지게 썰어 샐러드로 버무려 먹어도 모양에 변화가 없을 만큼 삶은 후의 상태가 단단하다. 그래서인지 감자 고유의 맛은 적다. 맛 ★★★
3 물 넣은 비닐 중간 크기(200g) 감자 두 개를 넣고 조리했다. 물의 양은 반 정도로 줄었고 감자를 처음 집게로 집었을 때 물컹한 느낌이었지만, 겉에서 2mm 정도만 그랬고 안은 잘 삶아진 상태였다. ①, ②의 방법보다 수분이 조금 더 있어 먹기는 물론 감자의 맛도 가장 좋았다. 맛 ★★★★
05 가스레인지 그릴에 굽기
■ 바삭한 감자칩 만들기
1 감자는 껍질을 벗겨 얇고 둥글게 2mm 굵기로 저며 썬다. 2 썬 감자는 찬물에 씻어 건져 종이 타월로 물기를 닦아준다. 3 가스레인지 그릴에 쿠킹 호일을 깔고 그 위에 식용유나 버터를 얇게 바른 뒤, 저민 감자를 펴놓는다. 4 그릴에서는 쉽게 타기 때문에, 쿠킹 호일을 감자 위에 한번 더 덮어줘야 타지 않는다. 5 중불에서 5~6분 정도 굽는다.
Tester’s Review 그냥 굽기, 올리브오일 바르고 굽기, 버터 발라 굽기를 해보았는데 버터 발라 구운 것이 가장 고소하고 맛있었다. 근데 굳이 이렇게 구워 먹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시판 감자칩처럼 절대 바삭하지 않기 때문. 모양이 휘어진 걸 제외하고는 감자칩같이 둥글고 가장자리가 약간 갈색으로 되어 그럴듯하긴 하다. 소금을 뿌려서 구우면 짜기 십상이므로 구워서 먹기 전에 가는 소금을 솔솔 뿌리는 게 더 좋다. 1cm 두께로도 구워봤는데 탄내가 먼저 나기 시작, 13~15분 정도 구우면 익는데 먹어보면 탄 맛이 나고, 얇게 구웠을 때보다 감자 본연의 맛이 사라져 있다.
시간 6분 편리성 ★★ 맛 ★★
Bonus! 찐 감자, 간단 응용 요리
찌거나 삶은 감자는 뜨거울 때 먹으면 자체로도 훌륭하지만, 간단한 방법을 더함으로써 별미가 되기도 한다. 독자들이 인터넷으로 올려준 당장 따라 하고 싶어지는 찐 감자 응용법.
감자 샐러드
찐 감자는 뜨거울 때 기구를 이용해 으깨고, 달걀도 완숙하여 같이 으깬다. 당근과 오이는 채 썰어 절였다 물기를 짜고 잘게 다진다. 이 모든 재료에 마요네즈를 넣고 잘 섞어주면 끝! 간은 소금으로 맞춘다. 식빵에 끼워 먹으면 감자 샌드위치가 되고, 양식에 한 숟가락 곁들이면 멋진 가니시가 된다. (감자순이 님)
감자 치즈 그라탱
찐 감자는 뜨거울 때 으깨서 소금 약간, 우유를 조금 붓고 섞는다. 여기에 통조림 옥수수를 욕심껏 넣는다. 물론 물기는 쪼옥 뺀다. 이것을 내열 용기에 담은 뒤 피자 치즈를 올린다. 랩을 씌운 뒤 전자레인지에서 1분 30초~2분 정도 가열한 뒤 포크로 찔러서 떠먹어보면 쫀득한 치즈와 감자, 옥수수의 고소함을 느낄 수 있다. (독자 박지향 씨)
감자 수프
간단한 아침식사로 좋다. 감자는 전날 저녁에 미리 삶아 으깨서 망에 걸러놓는다(그냥 으깨놓아도 된다). 2인분의 경우, 냄비에 버터 1큰술을 풀고 밀가루 2큰술을 넣어 볶다가 엉겨서 덩어리처럼 되면 우유 300㎖를 넣고(뻑뻑한 수프가 싫으면 물을 더 넣어도 좋다) 걸쭉하게 끓이다가 으깬 감자(한 개 분량)를 넣는다. 간은 소금으로 하면 된다. 크래커나 구운 식빵을 찍어 먹으면 아침이 든든하다. (독자 이미자 씨)
감자 크로켓
삶은 감자(두 개)는 으깨어서 다진 쇠고기볶음, 양파·당근·햄 잘게 다져 볶은 것과 섞은 뒤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동글동글하게 밤알 크기로 만들어 밀가루→달걀→빵가루순으로 옷을 입히고 튀겨주면 끝. 토마토 케첩을 곁들여 내면 아이들 간식으로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