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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 오래될수록 좋을까?
20-07-20 12:45
술은 오래 될수록 좋다는 것이 일반 상식처럼 굳어져 있다.
특히 양주라고 하는 위스키나 꼬냑은 말할 것도 없고 알코올 농도가 낮은 와인까지도
오래된 것을 최고의 상품으로 생각한다.
술을 몇 년씩 묵힌다는 것은 숙성의 과정을 말한다.
위스키나 꼬냑은 오래 된 술이라고 해서 특별히 몸에 좋은 어떤 성분이 생기거나
그렇게 변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오크 통에서 숙성되는 동안 오크 통 성분이 우러나와 독특한 향을 갖게 되므로
그런대로 의미가 있다.
그래서 이런 술은 10년, 12년씩 숙성시키고 병에 자랑스럽게 그 기간을 표시하곤 한다.

하지만 와인은 다르다.
유럽에서는 와인을 만들 때 큰 탱크에 포도를 짓이겨 넣고 그 위를 콘크리트로 밀봉하여
수십년 둔다는 헛소문이나 어디서 발견된 수백년 묵은 와인이 아주 비싸게 팔렸다는
해외 토픽은 오래된 와인의 신비를 한층 더해 준다.
하지만 진짜 와인이 오래 될수록 좋을까?

오히려 그 반대라고 할 수 있다.
와인의 알콜 농도는 10%안팎으로, 이 정도로는 장기간 보관이 불가능하다.
적어도 20% 이상은 되어야 자체적으로 보존이 가능하다.
와인은 살아 있는 생명체와 같이 수명이 있어,
갓 발효가 끝난 와인은 맛이 거칠지만 점차 숙성되어 가면서 원숙한 맛을 유지하다가
어느 정도 지나면 노화되어 결국은 부패한다.
물론 이렇게 되는 기간은 원료 포도의 품종이나 만드는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다.

대체로 고급 화이트 와인은 2∼5년,
레드 와인은 5∼10년 정도가 될 때 가장 원숙한 상태로 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와인은 1∼2년 사이에 소모되는 것이 보통이다.
50년, 100년 묵은 와인이 비싼 값에 팔리는 것은
맛보다는 골동품적인 가치 때문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와인은 병에 숙성 기간을 표시하지 않고 수확년도(Vintage)만을 표시한다.
즉 와인은 숙성 기간이 아니라 어느 해에 수확한 것인가를 보고 품질을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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