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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과일이 왜 더 달콤할까?
20-07-20 16:16

선선한 바람이 얼굴을 간지럽히는 가을이 되었습니다. 10년만의 무더위와 뜨거운 햇살로 올해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과일의 작황이 좋다고 합니다. 아무리 당도가 높고 맛있더라도 햇빛에 뜨겁게 달궈진 채로 먹기보단 냉장고에서 꺼내먹어야 제맛입니다.

그렇다면 왜 차가운 과일이 더 달게 느껴질까요?

과일의 단맛은 주로 과당에 의한 것입니다. 과당은 6개의 탄소 원자가 사슬 모양으로 연결된 분자 구조를 갖지만, 주로 오각형의 고리 모양으로 존재합니다. 또한 고리 모양의 과당 분자는 항상 일정한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슬 모양으로 풀렸다가 다시 다른 구조의 이성질체로 쉽게 바뀌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사슬 모양의 과당 분자가 오각형의 고리가 될 때 알파형과 베타형의 두 가지 이성질체로 되는데 베타형 이성질체가 알파형보다 더 안정적이고 훨씬 더 강한 단맛을 갖고 있습니다.

온도가 일정할 때는 알파형과 베타형 이성질체는 일정하게 유지되는 평형 상태에 놓이게 되지만 과일의 온도가 낮아지면 불안정한 알파형보다 안정한 베타형이 더 많아지게 되어 더욱 강한 단맛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차가운 과일이 더 달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단 차게 한다고 해도 10℃ 전후의 온도가 가장 적절합니다. 지나치게 차가울 경우 아무런 맛을 느낄 수 없게 됩니다. 혀의 표면에는 조그마한 돌기 형태의 유두가 있고 이 속에 맛을 감지하는 말초기관인 ‘미뢰’가 있습니다. 너무 뜨거운 음식이나 차가운 음식을 먹을 경우 이 미뢰가 마비되기 때문에 어떤 맛인지 전혀 느낄 수 없습니다. 따라서 가장 달콤한 과일의 맛을 즐기고 싶다면 10℃ 전후 온도의 냉장 칸에서 막 꺼낸 과일을 드시는 게 가장 좋습니다. 물론 온가족이 모여 웃음꽃을 피우며 함께 먹는다면 세상 어떤 것보다도 가장 달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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