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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부부공동 명의로 바꾸면 세금이 절반
20-07-30 10:20

재산 부부공동 명의로 바꾸면 세금이 절반

가정법률상담소가 2001년 163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부부재산실태조사에 따르면 재산 명의가 남편은 66.3%, 아내는 26.4%로 나타났고 공동명의는 6.7%로 나타났다. 또 2000년 여성의 전화가 기혼남녀 6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서는 공동명의가 3%에 그쳤다. 반면 여성이 재산 형성에 기여한 바가 있다고 대답한 사람은 80.6%로 나타났다. 여성이 재산형성에 기여하고 있는 부분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재산 소유 형태로 실천에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남자가 재산권을 가져야 한다는 편견에서 한 발짝만 벗어나면 부부공동명의제가 주는 다양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양도소득세, 증여세 등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재산을 안전하게 지키는데도 도움이 된다. 부부공동명의를 하면 어떤 장점이 있는지 알아보았다.

양도소득세 줄어들어
 
한국여성의전화연합 주최로 열린 부부재산 공동명의 캠페인에 참가한 시민들이 공동명의 약속 서약선언을 하고 있는 모습.
부부공동명의로 재산을 등기하면 양도세를 줄일 수 있다. 양도세율은 양도차익(매매차익에서 중개수수료 등 필요한 경비를 뺀 금액)에 따라 정해진다. 이 양도세율은 양도차익이 1000만원 이하는 9%, 1000만원 초과 4000만원 이하는 18%, 4000만원 초과 8000만원 이하는 27% , 8000만원 초과는 36%의 세율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2년 정도 보유한 아파트를 팔아서 양도차익이 1억원이 발생했다면 한 사람 명의로 등기를 했을 경우 8000만원 초과에 해당해 세율 36%가 적용된다. 양도세 계산 방식에 따라 계산해보면 약 2340만원 정도가 나온다.

그러나 이를 부부가 똑같은 지분을 같도록 공동명의로 바꾸면 각각의 양도차익이 5000만원으로 줄어든다. 이 경우 세율 27%가 적용돼 한 사람 당 약 832만원 정도의 양도세가 나온다. 두 사람이 합해도 내야 하는 양도세는 약 1665만원 정도다. 공동명의로 약 675만원의 양도소득세를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증여세 감면 받을 수 있는 가능성도 커져
남편이나 부인의 이름으로 된 재산을 공동명의로 바꾸는 것은 일종의 증여라고 할 수 있다. 한 사람이 소유하고 있던 재산을 나눠 갖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보통 증여에는 증여세가 부과된다. 그러나 부부 사이의 증여는 3억원까지 비과세된다. 즉 6억 원짜리 아파트를 공동명의로 바꾸는 것은 이 금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3억원을 상대방에게 증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세금은 내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증여세 감면은 상속세를 줄이는 효과도 가져온다. 부부 중 한명이 사망 시 재산을 상속하게 되는데 부부공동명의로 하면 이미 재산의 절반은 ‘상속’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재산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한 상속세만 내면 되는 것이다.

종합부동산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데도 유리
내년 중에 부과되는 종합부동산세는 개인별로 소유하고 있는 집값을 합쳤을 때 국세청 기준시가(시가의 70~90% 수준)를 기준으로 9억원이 넘을 경우 부과된다. 개인별 명의 주택을 합산하기로 했기 때문에 부부 공동명의로 된 주택의 기준시가는 남편과 부인에게 각각 절반씩만 적용된다. 따라서 부부 공동 명의인 주택은 18억원을 넘지 않으면 종부세 합산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비싼 집을 새로 사는 부부들은 공동명의로 구입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 하지만 현재 종부세 대상인 집을 남편 단독명의에서 부부 공동명의로 바꿀 경우에는 좀더 신중해야 한다. 집이 6억원을 넘어 증여대상이 될 경우 거액의 증여세를 물어야 하는 경우라면 실익이 적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상가의 경우라면 종합소득세도 줄일 수 있어
상가도 공동명의로 등기하면 종합소득세를 줄일 수 있다. 종합소득세는 소득이 많을수록 많은 세금을 내야 하는 누진과세 방식으로 부과된다. 그렇기 때문에 소득이 많은 사람의 이름으로 등기가 돼 있다면 원래 소득에 임대료 수입까지 합해져 세금도 상당히 높게 책정된다.

두 사람 중 소득이 낮은 사람의 이름으로 등기를 하면 낮은 세율을 적용 받을 수 있다. 즉 공동명의를 하지 않더라도 이 경우는 소득이 낮은 사람의 이름으로 등기를 하면 낮은 세율을 적용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부부공동명의는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은 양도소득세, 증여세 등을 아낄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상가 역시 공동명의로 할 것을 권장하는 것이다.

이 경우 주의할 점은 공동명의를 신청할 때 소득이 낮은 사람의 지분은 최소 51%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두 사람의 지분이 50 대 50으로 같을 경우 임대소득은 명의와 상관없이 소득이 많은 사람의 소득에 합산돼 과세되기 때문이다. 부부공동명의는 신청할 당시 두 사람의 지분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일반적인 방법은 50 대 50으로 재산의 지분을 갖지만 부부의 합의에 따라 60대 40 , 70대 30 등으로 정할 수 있다.

재산을 안전하게 지키는 데도 도움돼
한 사람 명의로 재산이 등기돼 있다면 부부 각자의 재산을 인정하는 부부별산제(別産制)에 따라 명의가 돼 있는 사람이 상대방의 동의를 얻지 않고 재산을 처분해도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부부별산제는 부부 각자가 자신의 명의로 된 재산을 관리하고 처분할 수 있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별도의 공동명의를 신청하거나 부부재산계약(결혼을 앞둔 남녀가 결혼 후 재산의 지분을 어떻게 나눠가질 것인지, 이혼을 할 때는 재산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등을 사전에 약정하는 제도)을 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이 제도의 적용을 받게 된다.

공동명의로 등기를 하면 상대방의 동의 없이 재산을 처분할 수도 없고 또 집을 담보로 제공할 수도 없어 재산을 지키는데 유리하다. 온전한 집 한 채가 아닌 ‘절반’의 집을 담보로 받거나 경매로 사려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설령 두 사람 중 한 사람에 해당하는 지분만큼만 담보로 제공해 경매에 넘어 간다고 해도 다시 사올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경매가 이뤄져도 공동명의의 집은 아주 싼 값에 낙찰 될 확률이 크다. 이럴 경우 절반을 가지고 있는 소유자가 ‘우선 매수신고’를 하면 낙찰가로 아파트를 다시 사올 수 있다.
공동명의 하려면 집 구입 때부터 하는 게 유리
부부공동명의제가 많은 장점이 있지만 그 동안 섣불리 신청하는 사람이 없었던 이유는 현재 한 사람 명의로 돼 있는 재산을 공동명의로 바꿀 때 내야 하는 세금이 있기 때문이다. 신고가액의 2%에 해당하는 취득세와 신고가액의 1.5%에 해당하는 등록세를 내야 한다. 즉 기준시가 2억원의 집을 공동명의로 바꾸려면 지분의 50%(1억원)를 증여 받은 사람은 200만원의 취득세와 150만원의 등록세를 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동명의를 하려면 집을 처음 구입할 때부터 공동명의로 등기하는 것이 좋다. 이 때는 취득세나 등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이러한 세금 규정이 부부공동명의제의 확산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자 여성계에서는 부부공동명의로 전환할 때 내는 세금을 낮추기 위한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달 1일 서울여성의 전화는 ‘부부재산공동명의 확산을 위한 지방세법개정안 발의’를 주제로 기자회견을 갖고 현행 부부별산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공동명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열린우리당 정성호 의원은 부부공동명의로 전환할 때 취득세를 면제하고 등록세도 0.3%로 인하하는 내용을 담은 ‘지방세법 개정안’을 이 달 안으로로 발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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