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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로 오장을 보하고 몸을 시원하게
20-08-04 11:40

한낮의 햇볕이 부담스러울 만큼 따가워졌다.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 우리 몸도 그에 맞춰 변하는데, 이는 환경 변화에 적응하여 건강을 유지하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우선 체온이 너무 올라가지 않게 체내 기운이 피부 쪽으로 몰리고, 이렇게 되면 땀을 많이 흘리면서 속도 허해지고 입맛도 떨어지는 게 보통이다. 흔히 ‘더위 먹는다’라고 표현하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럴 때는 오장을 보하면서 몸을 서늘하게 하는 별미 음식으로 입맛을 살려주어야 한다. 그 대표적인 음식이 국수 종류다.
국수는 한 그릇 음식이라 밥을 먹을 때보다 열량이 적고 위에도 부담을 덜 준다. 또 국물에 말아 먹기 때문에 땀으로 과도하게 빠져나가는 수분을 보충한다. 특히 더운 여름철에 즐기는 콩국수와 열무국수, 메밀국수는 그 성질이 차가워 몸속의 열기를 식혀줄 뿐만 아니라 영양가도 풍부하여 원기를 북돋워주는 데 제격이다.

삼각산 계곡의 고찰 진관사 스님들이 여름철 별식으로 빼놓지 않고 먹는다는 콩국수는 가위 환상적인 여름 음식이다.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인 콩과, 성질이 차면서 열을 내리게 해주는 밀의 조화가 여름과는 찰떡궁합인 까닭이다. 특히 흰콩(대두)은 오장을 보하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며 장과 위를 따뜻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또 콩에 들어 있는 불포화지방산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려 성인병 예방에 좋으며 에스트로겐 성분이 함유되어 폐경기 여성들에게 적극 권장한다. 콩과 함께 콩국수의 주재료가 되는 밀은 한방에선 ‘소맥(小麥)’이라 부르는데, 몸에서 열이 나고 답답한 증상을 없애고 갈증을 해소한다. 그래서 체질적으로 화와 열이 많은 사람의 경우 머리와 얼굴에 땀을 많이 흘릴 때 처방하는 약선요리이기도 하다.

메밀국수도 몸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거기에 덧붙여 “위를 실하게 하고 기운을 돋우며 정신을 맑게 해주고 오장의 노폐물을 배출시키는”(본초강목) 작용을 한다. 그리고 소화를 촉진하여 “1년 동안 쌓인 체기도 내려주며”(동의보감) “장과 위를 튼튼히 하고 기력을 늘리는”(식료본초) 효능도 기대할 수 있다. 메밀의 한방명은 교맥(蕎麥)으로 약성이 달면서 찬데, 삼복 더위에 보신탕을 먹고 체했을 때 소화제로 쓰기도 했으며 메밀을 생으로 먹으면 기생충을 없애는 데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고 한다.

한편 열무는 옛날부터 원기를 돋우는 보양제로 통하는데 비위나 간담이 허할 때, 혈압 질환이 있을 때, 눈이 침침할 때, 신체가 허할 때, 그리고 수험생의 기억력 향상에 효과가 좋다고 전해온다. 하지만 열무는 너무 커버리면 좋지 않으므로 여리고 싱싱한 것을 골라야 한다. 효능을 좀더 얻으려면 씨를 뿌려서 생장한 후 7장 정도 잎이 난 열무를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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