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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덕꾸러기 묵은 김치의 맛깔스러운 변신
20-08-12 17:11

천덕꾸러기 묵은 김치의 맛깔스러운 변신
생활 칼럼니스트 김혜경의 발견 혹은 재발견_3
묵은지보다는 산뜻한 겉절이에 젓가락이 더 가는 봄, 끼니때마다 썰어 식탁에 올려보지만 가족들에게 외면당하기 일쑤인 묵은 김치를 다양하게 변신시켜 풍성한 식탁을 차려보자.


저녁 찌개 걱정 끝, 열 반찬 안 부럽다
우선 김치찌개! 한국 사람 치고 김치찌개를 싫어하는 사람도 없고, 만들 줄 모르는 사람도 없을 테지만, 제대로 된 맛을 내기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김치찌개 맛내기의 포인트는 바로 김치와 돼지고기를 먼저 볶아주는 것. 이때 돼지고기에는 기름기가 어느 정도 있어줘야 김치찌개가 더 부드럽고 맛있게 된다. 김치와 돼지고기를 잘 볶은 후 김치 국물과 물을 넉넉하게 부어 중불에서 팔팔 끓이다 양파를 썰어 넣는데, 이때 물 대신 멸치육수를 넣으면 김치찌개 맛이 한층 개운해진다. 이제 김치찌개가 어지간히 끓었을 때 기호에 따라 고춧가루나 국간장 등으로 간만 맞추면 끝. 김치와 돼지고기를 볶다가 물을 붓고 비지를 넣으면 비지찌개, 물과 순두부를 넣으면 순두부찌개, 물과 청국장을 넣으면 청국장찌개 등 응용방법도 무궁무진하다.
김치찌개가 지겨워지면 우거지찌개로 메뉴를 바꿔보자. 김치를 물에 한번 헹군 후 꼭 짜서 된장과 참기름(혹은 들기름)을 넣고 간이 배도록 조물조물 주물러서 국물용 멸치를 넣고 물을 부어 자글자글 지지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

특별한 날 별미 김치 찜&전
조리시간이 넉넉하면 김치찜도 권할 만하다. 돼지고기 사태를 큼직큼직하게 썰어 냄비 바닥에 깔고 그 위에 김치를 얹은 다음 물을 아주 조금만 붓고 1~2시간 동안 푹 끓여낸다. 돼지고기로 해도 맛있고 고등어나 꽁치 통조림으로 해 먹어도 맛있다.
비가 오거나 날씨가 잔뜩 찌푸린 날이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전. 밀가루 반죽에 김치를 자잘하게 썰어 넣고 김치 국물과 참기름으로 맛을 낸 후 부쳐 먹는 김치전 또한 묵은지가 아니면 낼 수 없는 맛이고, 생오징어까지 송송 썰어 넣고 부치면 맛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다.

너무 평범하다고? 퓨전 메뉴에 도전!
찌개나 전보다 더 새로운 음식을 원한다면 김치햄버거에 도전해보자. 보통 햄버거 패티는 돼지고기, 혹은 돼지고기와 쇠고기를 섞은 고기에 다진 양파, 빵가루, 소금, 후추 등을 넣어 치댄 다음 빚어서 만드는데, 이때 양파 대신 김치를 넣어보자. 김치를 꼭 짠 다음 잘게 다져서 고기에 섞으면 양파를 넣었을 때보다 맛이 더욱 개운해진다. 또 김치를 넣은 샌드위치도 우리 입맛에 잘 맞아 물리지 않게 먹을 수 있고, 피자도우에 피자소스를 바르고 꼭 짠 후 다진 김치를 얹고 피자치즈를 솔솔 뿌린 후 오븐에 구워낸 김치피자에서는 김치와 치즈의 기대 이상의 궁합에 놀랄 것이다. 파스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김치스파게티도 권할 만하다.


김치샌드위치 (4인분)

준비할 재료
모닝롤 8개, 김치 200g, 달걀 2개, 햄 50g, 다진 오이피클 1큰술, 마요네즈·소금 약간씩

만드는 법
1 달걀은 삶아서 커터에 굵게 갈거나 칼로 다진다.
2 김치는 잘게 썰어 물기를 꼭 짠 다음 다시 잘게 다진다. 이때 김치 소는 털어내야 보기도 좋고 맛도 깔끔하다.
3 햄도 잘게 썬다.
4 ①, ②, ③과 다진 오이피클을 모두 마요네즈에 버무려 샌드위치 스프레드를 만든다.
5 롤빵을 가른 후 안쪽 면에 마요네즈를 바르고 ④를 채운다.


김치스파게티 (4인분)

준비할 재료
스파게티면 400g, 김치 300g, 표고버섯 2개, 마늘 4~5쪽, 새우 8마리, 올리브유 3큰술, 소금ㆍ후추 약간씩

만드는 법
1 팔팔 끓는 물에 스파게티면을 넣어 삶은 후 건져서 올리브유 1큰술을 발라둔다.
2 김치는 소를 털어내고 물기를 꼭 짜서 송송 썰어둔다.
3 표고버섯은 가늘게 채 썬다.
4 새우는 머리와 껍질을 떼어낸다.
5 마늘은 편으로 썰어 준비한다.
6 볶음 팬에 올리브유 2큰술을 두른 후 먼저 ⑤를 넣어 볶는다.
7 ④를 함께 넣어 볶다가 반 정도 익었을 때 ②와 ③도 같이 볶는다.
8 새우가 완전히 익었을 때 삶아놓은 스파게티면을 넣고 볶으면서 소금, 후추로 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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