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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풍경의 지극한 아름다움 설악산 구룡폭포

설악산은 그 이름만 들어도 머릿속이 상쾌 해진다. 흰 눈의 냉기가 청량한 바람을 타고 옷깃을 스쳐가는 느낌이다.
그곳이 설악이다. ‘설악’의 어원은 신성광명 의 산이라는 의미를 지녔다. 이는 우리의 고 어 ‘ ’ 또는 ‘서리뫼’를 한자 표기한 것으 로 신성, 결백, 숭고함이라는 뜻이다. 줄지은 바위색깔이 모두 흰 눈과 같다든지, 한가위 에서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하여 이듬해 하 지까지 눈이 녹지 않아서 붙여진 이름이라 는 기록들이 전하듯이 설악의 명칭은 그 외 면적 양태와 정신적 세계관을 보듬고 있다.
명승 제95호 비룡폭포 계곡 일원과 명승 제 96호 토왕성폭포는 바위 틈새로 절묘하게 흐 르는 물줄기, 깎아지른 바위산들, 이름 모를 희귀한 새와 곤충들, 가을 돈단풍을 비롯하 여 솜다리꽃(에델바이스), 금강초롱, 구절초, 참취꽃, 과남풀, 산오이풀, 산꿩의 다리, 투구 꽃, 분취, 바위떡풀꽃, 흰꼬리조팝나무꽃, 바 람꽃, 잔다리, 솔채꽃이 계절마다 천상의 화 원을 이룬다. 비룡 폭포는 속초시 설악동 소 공원에서 남쪽으로 뻗은 골짜기인 토왕골에 있다. 육담폭포와 토왕성폭포의 중간에 수 직으로 떨어지는 40m의 직탕이다. 전설에 의하면, 오래전에 가물었을 때 처녀를 이곳 에 사는 용에게 희생제물로 바쳐 한재(旱災) 를 면했다고 하며 기우제를 지냈다고도 전 한다.
02. 토왕성폭포(명 승 제96호) ⓒ김성학(국립공원관 리공단 제공 
03. 대승폭포(명승 제97호) ⓒ이종철
화채능선에서 시작된 계곡물이 솟구쳐 오르 는 듯한 토왕성(土旺城)폭포는 3단 연폭(連瀑)으로 굽이쳐 흐르는 장관이다. 일명 ‘신광 (神光)폭포’라고도 부르는데 높이 320m로서 아시아 3대 폭포 중의 하나이며 빙벽등반대회가 15회째 겨울철에 이틀간 열린다. 토왕성이 라는 이름은 이른바 땅(土)의 기운이 왕성하지 않으면 기암괴봉이 형성되지 않는다는 오행 설(五行說)에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봉우리가 폭포를 성벽처럼 둘러싼 양상으로 옛 기록에 는 토왕성(土王城)이라 표기하고 옛 성터가 남아 있다고 했다. 칠성봉(1,077m) 북쪽계곡에 서 발원한 물이 토왕골을 이루고 석가봉, 노적봉, 문주봉, 보현봉, 문필봉이 병풍처럼 둘러 싸고 있으며, 멀리서보면 선녀가 흰색 비단을 바위 위에 쭉 널어놓은 듯 오묘하다.
대승(大乘)폭포는 인제군 북면 한계리에 있는데 길이 88m로서 금강산 구룡폭, 개성 천마산 박연폭포와 함께 한국의 3대 폭포라고 칭한다. 일명 ‘폭포의 왕자’라하며, 한계폭포라고도 부른다. 한계령 자락 장수대에서 올라가면 대승령(1,210m) 일대로서 신라 때 경순왕이 머 물던 곳이며, 폭포 맞은편 반석에는 ‘구천은하(九天銀河)’라고 쓴 글씨가 있다. 이 글씨는 곡 운 김수증(1624~1701)이 썼다고 한다.
이 폭포전설은 모성애가 깃들어 있다. 옛날에 대승이라는 총각이 동아줄을 내리고 폭포 암 벽에서 버섯을 따는데 절벽위에서 “대승아, 대승아”라고 부르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급히 올라가보니 짚신만한 지네가 동아줄을 뜯어서 끊어질 위기였 다. 아들 대승이의 위험을 알려준 어머니 외침이 메아리친 폭포라고 하여 대승폭포로 지었 다고 한다.
설악의 명승 10곳은 계절에 따라 다채롭게 옷을 갈아입듯이 특별한 장관을 이룬다. 비룡, 토 왕성, 대승폭포를 비롯하여 십이선녀탕(명승 제98호), 수렴동계곡(명승 제99호), 울산바위 (명승 제100호), 비선대와 천불동계곡(명승 제101호), 용아장성(명승 제102호), 공룡능성(명 승 제103호), 내설악만경대(명승 제104호) 등 이곳에서는 세속의 티끌을 깨끗이 털어내는 생 명회복의 힘을 얻을 수 있다. 폭포는 자연의 역동적 몸짓이자 숨겨진 속살이다. 세계적 명산 설악산이 내보이는 폭포는 조물주가 인간에게 준 큰 선물이자 암호가 아닐까.
 
                                 출처 문화재정홈페이지  글 장정룡(강릉원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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