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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속 생태문화가 살아있는 공원 선유도공원

서울 도심 속 생태문화가 살아있는 공원
수련, 칼잎용담, 부레옥잠 등 각종 수생식물과 100여 종의 풀·꽃으로 사계절을 만나고, 자작나무와 미루나무 숲길을 한가로이 거닐 수 있는 곳. 한적한 시골마을 이야기가 아니다. 서울 양평동과 합정동 사이 한강 중간에 위치한 선유도공원에는 수생식물원과 온실, 한강의 역사를 펼쳐놓은 전시관, 원형 소극장과 환경교실, 물놀이터와 놀이마당 등이 함께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생태와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을 서울 도심 속에서 누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시민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놀라운 것은 이렇게 훌륭한 생태문화 공간이 10년 전만 해도 정수장이었다는 사실이다.

역사를 기억하는 한강 속 섬, 선유도
11만㎡ 규모의 섬 선유도에는 본래 신선이 노닐 만큼 절경을 이루던 선유봉이 우뚝 솟아 있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부터 채석장으로 이용되면서 선유봉은 자취를 감추고 섬으로만 남게 되었다. 이후 선유도에는 서울 노량진과 영등포 등 서남부 지역에 하루 40만 톤의 수돗물을 공급하는 정수장이 들어서게 되는데, 1978년의 일이다. 이로부터 20여 년간 기능해온 선유정수장은 강북정수장 증설과 서울 급수계통 변경에 따라 2000년 12월에 폐쇄되기에 이른다.

제 역할을 잃은 정수장은 역사적 질곡을 겪어온 선유도의 흉물로 남게 될 처지가 되었다. 그러나 서울시에서는 선유도가 가지고 있는 자연경관과 정수장이라는 공간적 특성에 주목했다. 정수 시설물 53개동 중 23동을 철거하고, 12개동을 부분적으로 보수하여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공원시설물로의 재활용을 모색하게 된 것이다.
 
인식의 전환이 만들어낸 친환경 문화공간
국내 최초로 정수장을 친환경 공원으로 조성하려는 시도는 지혜로웠다. 불순물을 가라앉히던 침전지沈澱池를 식물들이 물을 정화하는 ‘수질정화원’으로, 모래와 자갈 등으로 불순물을 걸러내던 여과지濾過池를 ‘수생식물원’으로, 찌꺼기를 처리하던 농축조濃縮槽를 ‘원형 소극장’으로 만들었다.

한강에서 퍼 올린 물을 수생식물이 정화하고, 정화된 물이 환경물놀이터로 보내져 어린이들이 계곡물과 같이 깨끗한 물로 물놀이를 할 수 있게 되니 교육과 놀이가 선유도공원에서는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총 835m에 이르는 동선을 순환하는 800톤의 물이 별도의 정화시설이나 약품 없이 식물을 통해 정화되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것 또한 정수장 시설을 활용한 선유도공원의 특별함이다.

이처럼 2002년 4월에 개장한 선유도공원이 시민들을 위한 환경 친화적인 문화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옛 정수장을 재활용하고 선유도의 역사적·공간적 특성을 살렸기 때문이다. 폐 정수장을 공원으로 되살릴 수 있다는 인식과 활용 의지가 시민의 휴식공간이자 열린 체험의 장을 탄생시킨 것이다.
 
출처 : 문화재청홈페이지 글·류호철 안양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사진·김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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