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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갯벌과 드넓은 갈대밭으로 이루어져있는 아름다운 순천만

아름다운 순천만의 낙조
저 먼 남쪽 바다, 순천만에 대한 기억이다. 순천만은 아름답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계절을 막론하고, 여명부터 해질녘까지, 동쪽 와온에서부터 서쪽 화포해변까지, 어느 때 어느 곳에서 바라보아도 아름다운 곳이다. 특히, 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순천만의 낙조는 숨이 넘어갈 듯한 절경이 아닐 수 없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이처럼 아름다운 순천만은 2008년 6월 16일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 제41호로 지정되었다. 순천만은 남해안의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다. 전라남도에서는 동쪽으로 치우친 곳으로, 남북으로 길게 뻗은 여수반도와 고흥반도가 에워싸 항아리 모양을 하고 있는 바다다. 순천만은 고흥군•보성군•순천시•여수시 등과 접하고 있으며, 매우 복잡한 해안선을 따라 발달한 연안습지로, 광활한 갯벌과 드넓은 갈대밭으로 이루어져 있다. 순천만의 북쪽에는 순천시가 위치하고 서북쪽에는 벌교읍이 자리하고 있다.

국가지정 명승인 순천만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하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다. 그 첫째로는 갈대밭 사이로 난 길을 지나 산길을 오르는 것이다. 드넓게 펼쳐진 갈대군락도 대단히 아름답지만, 산길을 올라 능선을 따라가며 바라보는 광활한 갯벌의 모습은 용산전망대에 올라서면 그 절정에 달하게 된다. 특히 낙조를 이곳 전망대에서 볼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붉은 노을에 물든 S자형 수로의 모습은 정말로 압권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 방법은 수로를 따라 목선을 타고 갯벌을 근거리에서 감상하는 뱃길투어다. 갯벌 생물들을 근거리에서 볼 수 있고, 이들을 먹이로 하는 다양한 철새들의 서식지를 확인할 수 있으며, 때로는 철새들의 아름다운 비상과 군무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여기 저기 갯벌에 펼쳐진 칠면초 군락이 빨간 카펫을 깔아 놓은 듯한 계절이라면 더더욱 좋다. 이밖에도 농경지의 제방에서 철새들을 탐조하는 방법도 하나의 방법이며, 와온해변이나 화포해변에서 순천만의 일출이나 일몰을 감상하는 것도 좋은 경험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생명의 숨결을 품은 그곳
순천만이 오늘날의 지형을 형성하게 된 것은 약 8,000년 전으로 보고 있다. 지구상의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고 해수면의 높이가 160m 정도 높아지면서 서해가 육지에서 바다로 변하였을 때 처음 생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순천만은 소백산맥에서 갈라진 고흥반도의 지맥과 여수반도의 지맥이 남해안으로 가라앉으면서 생긴 만이다. 이와 같은 지형변화와 함께 기수지역汽水地域으로 변한 순천만은 강물에 의해 토사와 유기물이 퇴적되면서 지금과 같은 광활한 갯벌이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순천만 갯벌의 총면적은 22.6km2이며, 간조 때에 드러나는 갯벌은 12km2이다. 또한 순천의 동천과 이사천의 합류 지점으로부터 순천만의 갯벌 앞부분까지에는 총면적 5.4km2에 이르는 넓은 갈대밭이 펼쳐져 있다. 이 갈대군락은 그 바닥이 아직 갯벌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곳이 많으며 갯벌의 가장자리에서 차츰 육화하는 과정을 겪고 있는 곳이다. 갈대밭은 고밀도의 갈대 단일군락이다. 이 갈대군락은 바다와 인접한 갯벌 주변에 약 5.4km2의 규모로 형성되어 있는데, 이는 하천이 직강화되면서 토사의 유입량이 많아지고, 자연스럽게 습지면적이 늘어나면서 이뤄진 것이다. 동천 하구에 위치하고 있는 갈대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이루는 동시에 가장 잘 보전된 갈대 군락이다. 무성한 갈대 군락은 철새들에게 먹이와 은신처를 제공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br>우리나라는 서해안과 남해안에 걸쳐 갯벌이 아주 잘 발달되어 있는 갯벌의 나라다. 서해바다의 북단에서부터 서남쪽 바다의 끝인 무안, 목포를 지나 남해의 순천, 광양에 이르기까지 널리 형성되어 있는 갯벌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특별한 해안습지다. 다만 아쉬운 것은 새만금 방조제처럼 서남해안의 곳곳에 방조제를 쌓아 수없이 많은 면적의 갯벌이 이미 사라졌고, 이와 같은 간척사업으로 인해 해안생태계의 보고인 갯벌의 건강상태가 매우 나빠졌으며, 지금도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전역에 발달해 있는 습지의 규모로 볼 때, 순천만 갯벌은 그다지 넓은 면적을 가진 갯벌은 아니다. 그러나 순천만 갯벌의 특징은 다른 어느 갯벌지역과 비교해 볼 때 매우 건강한 갯벌이라는 점이다. 순천만 갯벌의 생태계는 매우 다양하고 풍성하다. 바지락, 꼬막, 피뿔고동, 민챙이, 숭어갯지렁이, 말미잘, 낙지, 주꾸미, 피조개, 게, 꽃게, 망둥어, 짱뚱어, 쏙, 따개비, 굴, 백합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갯벌 식구들이 켜켜이, 빽빽하게 층을 이루고 살고 있다.

이렇게 풍성한 갯벌 생물들은 순천만의 하늘에 거대한 군무를 이루는 희귀한 철새들을 모두 이곳으로 부르는 것이다. 노랑부리저어새, 먹황새, 개개비, 깝짝도요, 대백로, 검은머리물떼새, 흰목물떼새, 청둥오리, 괭이갈매기, 독수리, 참매 등 수없이 많은 종의 조류가 찾아오고, 특히 희귀조류인 큰고니(천연기념물 제201호), 흑두루미(천연기념물 제228호),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등이 겨울손님으로 순천만을 찾고 있다. 이렇게 이곳을 찾아오는 철새들은 매년 그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종류에 있어서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자연적인 해안선이 그대로 남아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순천만은 2003년 12월 31일 습지보호지역으로 해양수산부에 의해 지정되었으며, 연안습지로는 2006년 1월 20일 람사르협약에 국내 최초로 등록되었다. 순천시에서는 오랫동안 순천만 갯벌생태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시행해 오고 있다. 갯벌주변의 주거 및 상업시설을 철거하여 농경지로 조성하고, 인근의 농경지를 대상으로 경관농업을 시행하여 철새들의 먹이원이 풍부하도록 하고 있으며, 생태공원을 만들어 인공습지를 넓히는 등 순천만을 보존하고자 하는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지방자치단체의 부단한 노력으로 순천만은 그다지 규모는 크지 않지만 내용적으로는 대단히 우수한 해안습지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명승의 힘, 그리고 가치
명승은 국가지정문화재 중에서 활용이 유리한 문화재 중 대표적인 분야이다. 문화재청에서는 과거에 보존에만 역점을 두어온 문화재 정책의 방향을 전환하여, 근래에 들어서는 적극적인 활용을 강조하고 있다. 순천시는 명승으로 지정된 순천만을 잘 가꾸고 보존함은 물론 최대한 활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순천만을 대상으로 갈대축제 등 다양한 이용프로그램을 개발해 시행하고 있으며, 또 순천만을 자원으로 하여 2013년에는 국제정원박람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국제정원박람회는 명승으로서의 순천만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순천만의 사례에서 보듯이 지속가능한 보존을 전제로 하는 명승의 적극적 활용은 국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의 발전에 매우 효율적인 수단이 될 것이다.
출처 : 문화재청홈페이지    글•사진•김학범 한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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