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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위기의 담배공장, 문화공간이 되다: 청주 옛 연초제조창

한때 국내 최대 담배공장으로 공해를 내뿜던 청주 옛 연초제조창에서는 지금 주말 공예 장터가 열리고 있다.
 
▲ 청주 옛 연초제조창에 걸린 공예 장터 플래카드  Ⓒ손승진

주 옛 연초제조창은 문체부에서 '2014년도 지역문화브랜드' 최우수상을 받은 곳이다. 또, 문체부가 청주시를 '2015년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하는 데 문화공간으로서 큰 역할을 했다. 담배를 제조하던 공장이 어떻게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고, 지역을 성장시키는 문화자원이 될 수 있었을까?

*문체부 ‘지역문화브랜드’ 선정 사업: 지역의 문화자원을 활용한 프로그램 중심의 사업으로서, 일반 시민들에게 인지도가 높고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주민들의 참여 활동이 두드러진 사업을 선정해 지원하는 사업. 2012년부터 시작.

청주 옛 연초제조창은 어떤 곳?
청주 옛 연초제조창은 해방 직후인 1946년부터 2004년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담배공장으로 사용되던 곳이다. 2004년에 공장이 폐지되면서 오랫동안 방치되었던 건물은 시민들의 참여로 문화예술 및 문화산업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2011년부터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행사장으로 사용되고 있고, 올해도 <2015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이곳에서 열릴 예정이다.
 
 ▲ 청주 옛 연초제조창의 과거와 현재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주말 공예 장터에 가다
문화공간이 된 청주 옛 연초제조창 광장에서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에서 준비하는 주말 공예 장터가 열리고 있다. 지난 3월 28일을 시작으로 8월 22일까지 둘째, 넷째 토요일에 열리는 이 장터에는 어떤 사람들이 참여하고, 무슨 상품이 판매되고 있을까?
 
 
▲ 주말 공예 장터 담당자 김유경 씨  Ⓒ손승진

Q.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공예 페어와 주말 공예 장터를 담당하고 있는 김유경입니다.

Q. 주말 공예 장터가 시작된 계기는?
-생활 공예인, 아마추어 작가, 동아리, 학생, 시민 등 공예를 사랑하는 누구에게나 공예품 판매의 판로를 열어주고, 공예품 직거래 장터를 마련해 주자는 의미에서 시작되었어요.

Q. 오늘 장터에는 누가 참여를 하고, 어떤 상품이 판매되고 있나요?
-공예 장터에 참여하는 분들은 직업이 다양해요. 일반 시민, 학생, 공방이나 카페를 운영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거의 개인 공방 가진 분들이 많이 나오시고요. 도자기, 목공예품, 뜨개상품, 천연염색, 석고 방향제, 수제 캔들, 수제 먹거리 등 다양한 상품이 판매되고 있어요.

Q. 주말 공예 장터에 참여하는 방법은?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 홈페이지에서 서식을 내려 받아 메일로 접수하시거나 방문해서 접수하실 수 있어요. 조직위에서는 테이블과 파라솔을 제공해 드리고, 6월 이후에는 기존에 담배공장에 쌓여있던 폐목재를 활용한 판매부스를 제작해 행사장 분위기를 조성할 계획이에요.

Q. 공예 장터 참여에 제한이 있나요?
-참여 신청은 되도록 다 받아들이려고 해요. 첫 번째 장터부스가 37개 있었는데, 이번 장터는 참여하신 분들이 늘어서 부스가 47개 정도 설치되었어요. 부스 개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장터에 참여하는 분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아요. 특별히 제한도 없고요.

Q. 독자들에게 공예 장터를 홍보하신다면?
-공예 장터는 공예를 사랑하는 분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지속해서 참여하시는 분은 비엔날레 기간에 거리마켓에서 특전 사항이 있으니 많은 문의 부탁합니다.
 

주말 공예 장터에 참여한 사람들
주말 공예 장터에서 자신이 손수 만든 공예를 판매하는 사람들을 만나 보았다. 귀여운 토끼 인형에서부터 자수를 넣은 모자, 목공예까지 다양한 공예상품을 볼 수 있었다. 청주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오신 분, 오랫동안 교직에 있다가 자신의 적성을 늦게 찾고 사람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며 행복을 찾으신 분, 계속해서 청주국제비엔날레 조직위원회와 연을 맺어 무료 부스를 운영하고 계신 분이 있었다.
 
 ▲ 충주에서 오신 박조희 씨 Ⓒ손승진

“저는 이 지역이 아니고, 충주에 살고 있어요. 충주에서 퀼트, 바느질 공방을 운영하고 있고요. 청주에 동생을 만나러 왔다가 주말 공예 장터 플래카드가 크게 걸려 있는 걸 봤어요.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고 오늘 처음 참여하게 되었어요. 저는 지금 바느질한 인형, 위생 파우치, 동전 지갑, 가방을 판매하고 있어요.”
 
▲ 교직 생활을 하다 퇴직을 하고 공방을 차린 최순명 씨(왼쪽)에게 교육을 의뢰하는 시민 Ⓒ손승진

“안녕하세요. 55세 최순명이라고 합니다. 저는 그동안 학교에서 미술 선생님으로 일을 했어요. 회화를 전공해 선생님으로 일했지만, 교직이 천직이 아니었는지 가르치는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았죠. 퇴직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 기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지금의 일을 찾았어요. 옷 만들기, 자수, 퀼트 등 패브릭 아트를 하고 있죠. 오늘은 제가 직접 만든 모자를 판매하고 있어요. 공예 장터에는 계속해서 나올 계획이에요. 물건을 파는 것도 파는 거지만, 제가 만든 작품을 필요로 하는 분들을 만나고, 또 옆에 같이 파는 분들을 만나면서 동기 유발이 돼요. 제가 이 공예를 하는 원동력이 여기 있어요. 이곳에 오면 교육을 의뢰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간섭 없이 구속 없이 조직생활 없이 자유롭게 집에서 정성 들여 만들어 나간 물건을 사람들이 좋아해 주고 칭찬해주고, 또 배우고 싶어 하는 분들을 계속 만날 수 있어요. 판매자들과의 정보 교도 할 수 있고요. 제가 그동안 많은 것들을 만들었는데, 판로를 찾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현재 저는 살면서 자발적으로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요즘 정말 행복하답니다.”
 
 ▲ 새집 만들기 체험 부스를 진행하는 성유경 씨(가운데 남자) Ⓒ손승진

“안녕하세요. 디랜드 협동조합 대표, 성유경입니다. 저희는 목공, 그러니까 나무로 만들고, 또 사람들에게 목공을 교육하기도 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오늘 공예 장터에서는 무료 새집 만들기 체험 부스를 운영하고 있어요. 새집을 만드는 나무는 새 목재가 아니라, 옛날에 담배공장일 때 쓰였던 폐목재들이 여기에 많이 쌓여 있는데, 그 폐목재를 활용해서 쓰고 있어요. 이 새집은 만들어서 이곳 나무들에 걸 거예요. 나중에는 폐목재로 우드 화분을 만들어서 텃밭 가꾸기 프로그램도 할 예정이고요. 이곳에 많이 남아있는 폐목재 버리는 것이 아니고 이거로집, 우드 화분, 공예 장터 판매대를 만들 계획이에요. 이런 아이디어는 저희가 비엔날레 조직위원회 담당자와 계속 교류를 하고 많은 시간을 갖고 고민을 하면서 나왔어요. 저희는 초창기 비엔날레 행사부터 계속해서 연을 맺고 있어요. 저희가 청주 가구제작동호회라는 단체였을 때부터 연을 맺고, 작년에 협동조합을 설립하면서 단체가 커지고, 그러면서 조직위원회와 정식으로 MOU를 맺었죠.”
 
청주 옛 연초제조창과 같이 기존에 다른 용도로 쓰이던 건물이 문화공간으로 태어나는 경우는 종종 있다. 서울시청사는 서울도서관으로, 개항기 인천에 창고로 지어졌던 벽돌 건물은 현재 인천아트플랫폼으로 사용되고 있다. 어떤 목적으로 건립되었든지 간에 건물의 활용은 다양하다.
 
▲ 물건을 구경하는 학생들(왼쪽)과 진열된 상품(오른쪽) Ⓒ손승진

옛 연초제초장은 담배 냄새를 내뿜던 기피 대상에서 문화를 형성해 나가는 반가운 장소가 되었다. 또, 그 공간을 예술인들이 채워나가니 문화가 가득 들어찬 완전한 예술장소가 될 수 있었다. 앞으로 청주의 문화 중심지로서 청주 옛 연초제조창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주말 공예 장터 주소 : 청주시 청원구 상당로 314 옛 연초제조창 광장
*주말 공예 장터 가는 청주 시내버스 : 105, 111~119, 207~218, 407, 411~419, 511~512, 517, 711~722, 747, 825, 841, 852-1, 852-2, 871~872, 914~915, 921~922
*주말 공예 장터 운영기간 : 3월 28일~8월 22일, 둘째 넷째 토요일 4시간, 봄(3~5월, 12:00~16:00), 여름(6월~8월, 15:00~19:00)
*주말 공예 장터 문의 : www.okcj.org / cjcraftfair@gmail.com / 070-7204-1912, 19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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