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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현충사 : ‘사람’으로서의 이순신을 재조명하다

오늘은 이순신 장군이 인간적인 면을 통해서 대중들에게 다가갔던 그 과정들을 소개한다. 이순신 장군은 과거에 세종대왕과 더불어 범접할 수 없는 위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를 이상 속의 위인이 아닌, 우리 삶속에 함께 존재하고 그런 위인이 또다시 나타나길 바라며 ‘사람’ 이순신으로 느끼고 있다. 그를 기리는 충남 아산 현충사에는 이순신 기념관이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설립되었다.
 
 
ⓒ기은혁
 
 
현충사가 있기까지
현충사는 이순신 장군 사당이다. 숙종 시절, 이순신 관련 사당이나 관련된 건조 기념물이 없었다. 이에 아산지역 유생들이 조정에 상소를 올려 현충사를 짓게 되었고, 1년 후 1707년에 현충사라는 현판을 하사받는다. 이순신 장군 사당은 여수와 통영에도 많은데, 이곳 아산은 그가 10대 시절부터 32살에 과거 급제를 해서 무관이 되기 전까지 이곳에서 지냈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다.

 
ⓒ기은혁
 
1868년, 대원군은 전국에 산재한 여러 사당을 두고 한 인물은 한 곳의 사당에서 배양하라는 서원철폐를 주장한다. 그로 인해 이순신 장군 사당은 통영의 충렬사만 남겨지고 현충사를 포함한 나머지 서원은 철폐된다. 그 후 1905년에 넋을 기리기 위해 유허비가 생겼다.

일제강점기, 아산의 이순신 종가는 가세가 기울었다. 1931년 이순신 장군 묘소 임야와 위토(제사 비용 마련을 위한 농지)마저 은행에 저당 잡히고 경매에 넘어간다. 이에 ‘충무공유적보존회’가 조직되어 성금 운동을 전개하게 된다. 이 일은 동아일보 기사로 소개되며 전국 각지의 각계각층에서 성금 모금이 줄을 이었다. 큰돈이든 적은 돈이든 돈과 함께 구구절절 사연 가득한 편지들은 현재 기념관 내부에 전시되어있다. 현충사는 1931년 완공되었고, 1박정희 전 대통령 지원으로 1974년 현지금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기은혁
 
 
아래로부터의 기념관, 이순신 기념관의 탄생
그전까지의 현충사는 국가적으로 이순신 장군을 선양하도록 위에서 국민들한테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보여주기 급급했다면 이제는 정책적인 성향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이순신 장군을 생각하는 기념관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2011년 현충사 내부에 이순신 기념관이 개관했다. 넋을 기리고 추모하는 역할도 중요하지만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셈이다.

 
▲ 이순신 기념관 내부 ⓒ기은혁
 
 
기념관 안에는 충무공 종가에서 계속 내려오는 유물들을 기탁 받아서 전시하고 있다. 국보 제76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난중일기>를 비롯해서 이순신 장군이 직접 사용했던 요대, 장검, 고문서 대부분을 전시하고 있다. 정식 규모가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이순신 장군에 대한 유물을 거의 다 갖추고 있다.
 
 
▲ 설경이 아름다운 현충사 풍경 ⓒ기은혁
 

전시 외에 관람객 참여행사
기념관 자체적으로 전시 외에도 프로그램들을 진행했다. 2012년 같은 경우는 임진왜란이 일어난 지 420년이 되는 해였다. 임진왜란 연구자들을 초청해 매달 강연을 진행했고,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충무공 학교를 진행했다. 동절기를 제외한 기간에는 활터에서 활쏘기 프로그램을 통해 시범과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된다.
 

 
 
:: 윤인수 학예연구사 인터뷰 ::
 
 
ⓒ기은혁

Q. 일을 담당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 하나 말씀해주시겠어요?
이순신 장군 종가에서 기탁 받은 유물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순신 장군 관련 유물뿐만 아니라 1600년대부터 1907년 대한제국시대까지 그 후손들의 고문서들이 다 있었어요. 흔히들 유서 깊고 뼈대 있는 가문이라고 하잖아요? 임명장부터 교지까지 연대기 순으로 쫙 정리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역사의 흐름이 참 대단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Q. 역사를 연구하고 공부하셨잖아요? 역사적인 부분에 있어서 영화라든지 드라마 및 만화에서 역사적인 인물을 다루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대중들과 친해질 수 있고 많이 알려질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간혹 가다가 매체에서 극적 요소를 위해서 각색을 하는 경우들도 있는데요. 물론 너무 심각하면 문제가 되기도 하겠지만 일정 부분은 이해를 돕고자 하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또 그렇게 하면서 시청자들이 그 내용이 맞는지 찾아가는 과정에서 더 공부가 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고요.

Q. 학예사 일을 담당하시면서 느끼셨던 사명감이라든지, 목표나 포부 같은 것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합니다.
사실 제 본래의 전공은 이순신 장군 연구가 아닙니다. 이순신 장군 종가 유물이 책이나 고문서가 많아서 제가 여기에 오게 된 것인데요. 처음에는 저도이순신 장군에 대해 대중적인 수준의 지식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일을 하면서 유물로써 역사를 실감하게 되니깐 더 많이 와 닿았던 것 같아요. 바깥에 일반 대중들에게 알려진 정보는 대부분 1970~80년대 위인전기 수준이 대부분입니다. 2000년대 이후 새로 나온 연구 성과들은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오류 같은 것들도 수정되지 않았고요. 제가 이제 그런 것들을 좀 더 쉽고 재밌게 국민들한테 알려야 하는 게 저의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은혁

 
책과 영화 등을 통해 이순신 장군이 대중에게 좀 더 친숙해지면서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대중은 과거와는 달리 현실에서 채워지지 않는 부분을 위인과 영웅을 통해서 채우려 했다. 하지만 우리가 영웅으로 생각하는 이들조차도 언제나 성공적인 삶을 살았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에서의 실망스러움과 같은 고난과 역경을 영웅의 삶에 비추어 극복하고 했다. 2014년 한 해동안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던, 이순신 장군. 책이나 영화가 아닌 아산 현충사에서 그에 대해 조금 더 많이 알아보는 것은 어떨까? 하얀 설원과 함께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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