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동해' 한가운데에 우뚝 솟은 섬이 있습니다.. 긴 설명이 필요없는 섬 울릉도입니다..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2백리에는 대한민국 국토의 시작점 독도가 있구요 ..
울릉도는 신비의 섬이라고 합니다. 대한민국 본토와 멀리 떨어져 있기에 쉽게 갈 수 없고, 지리적 환경이 다르기에 생산되는 산물이 다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직까지 때가 묻지 않은 순수의 자연을 품고 있는 울릉도입니다.. 그 속에 만들어지는 다양한 먹거리를 만나는 것은 커다란 기쁨입니다.. 울릉도에는 오징어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울릉도에는 크게 3개의 항구가 있습니다.. 도동항, 사동항, 저동항 .. 도동항은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항구이고, 저동항은 어선들을 위한 항구입니다.. 사동항은 최근에 개발되기 시작했구요 ..
울렁울렁 대는 가슴안고 3시간여의 바닷길을 달려 도착한 곳은 울릉도 도동항입니다.. 도동항은 관광객들이 들어오고, 나가고 하면서 북적 북적 됩니다... 여객터미널을 빠져나와 섬 안으로 들어오면 웅성웅성 거리면서도 조용한 풍경이 이어집니다..
웅성웅성한 것은 자그마한 어시장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아서 바로 상인들에게 전해주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커다란 대야, 수조에 물고기들이 파닥거립니다.. 그 앞에서는 진중한 모습으로 낚시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낚시 장비도 간단합니다.. 앞에서 낚시대를 대여하기도 하구요.. 간간히 '잡았다' 하는 소리도 들리는 것이 보는 것만으로도 재밌습니다..
오징어가 짠하고 뜬 햇볕 사이로 일광욕 중입니다.. 이렇게 잘 말린 오징어는 사람들의 입을 즐겁게 해 줄 것입니다.. 오징어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산물입니다. 우리나라 전체로 보면 멸치, 고등어 다음으로 많이 잡히는 생선이 오징어입니다.. 동해안에서는 오징어가 일등이구요 .. 국립수산과학원이 2011년에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동해안에서만 지난 10년 동안 약 6만 3986톤이 잡혔다고 합니다.
그러면 동해안 중에서도 울릉도 오징어가 유명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울릉도 주변의 바다환경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일단 울릉도 주변의 바다는 깨끗합니다. 수온이 낮습니다.. 그래서 육질이 단단하고 맛 좋은 오징어가 자라게 됩니다.. 오징어를 잡아서 출하하기까지의 과정이 빠른 시간내로 이루어지기때문에 신선한 상태로 공급할 수 있습니다. 청정한 동해안의 바람은 오징어가 맛을 잃지 않고 마를 수 있도록 적당히 불어줍니다..
도동항 일대를 다니다보면, 어디에서고 쉽게 오징어를 만날 수 있습니다.. 오징어 판매하는 아주머니들이 맛보라면서 하나씩 주는 것만으로도, 오징어 몇 마리는 먹은 것 같습니다.. 그러면 울릉도 오징어를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요? 오징어가 '나 울릉도에서 왔어요' 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정답은 막대기에 있습니다... 오징어 다리에 보면 막대기가 하나 꽂혀 있습니다.. 이것을 탱깃대라고 하는데요, 탱깃대에 울릉도에서 잡힌 것이라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탱깃대가 이름표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리 사이를 빠르게 건조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 주목적이지요 ..
울릉도 오징어는 양질의 단백질을 갖고 있으며, 라이신, 매치오닌, 트립토판 같은 아미노산이 풍부합니다.. 아미노산은 우리 몸에 필수적인 단백질을 구성하는 물질입니다.. 건오징어 속에는 EPA, DHA, 타우린 등의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아이들의 두뇌발달과 어른들의 피로회복에 도움을 주는 것이지요 ..
울릉도에서는 오징어를 비롯한 신선한 생선이 많이 잡힙니다.. 이와 더불어 울릉도를 특별하게 해주는 조개류의 생물들이 있습니다.. 전복, 홍합, 따개비, 소라 등등 .. 전복과 소라는 낯익을 것이겠지만, 홍합과 따개비는 좀 특별합니다..
홍합 그거 포장마차에서 쉽게 볼 수 있는거 아니야? 하시겠지만 울릉도 홍합은 다릅니다.. 육지에서 쉽게 만나는 홍합은 양식이고, 울릉도에서 만나는 홍합은 자연산입니다.. 바다 속으로 잠수부나 해녀가 들어가서 따오는 것입니다.. 크기가 어른 손바닥 만하지요.. 열합, 참담치라고도 불립니다.. 양식 홍합에 비하여 육질이 찰집니다..
따개비는 울릉도에서 맛볼 수 있는 조개입니다.. 육지부의 바다에도 있지만, 크기도 작고 맛도 떨어져 잘 먹지 않습니다... 울릉도의 따개비는 크기가 작아서 새끼전복이라고도 하지만, 그 맛과 영양은 전복을 뛰어넘는다고 전해집니다.. 울릉도의 홍합과 따개비는 밥과 함께 넣어 먹거나, 칼국수 등으로 요리를 해서 먹습니다.. 아주 맛납니다.. 사진은 홍합밥입니다..
이제 육지로 올라와보겠습니다.. 울릉도는 농토가 좁습니다. 울릉군청의 2011년 자료에 의하면 울릉도 전체면적의 약17% 정도가 농토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농토의 많은 부분이 언덕배기에 있는지라, 이용에 제약이 많습니다.. 그래서 옥수수, 감자 등을 주로 재배했었습니다. 요즘은 산채, 약초 등도 많이 재배를 하고 있습니다..
농토가 넓진 않지만 울릉도로의 귀농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가수 이장희씨가 울릉도로 귀농해서 더덕농사를 짓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것이 바로 울릉도 더덕입니다.. 보기만 해도 힘이 불끈 솟는 더덕입니다... 울릉도의 더덕은 육지의 더덕보다 아린 맛이 덜하고, 맛이 부드럽습니다.. 심이 없습니다.. 육지의 더덕은 잔뿌리가 많지만, 울릉도의 더덕은 두툼한 것이 특징이지요 .. 울릉도 더덕은 사포닌 함량이 높아 약효가 좋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울릉도 토양은 유기질 함량이 높아서 더덕에 약을 치거나, 거름을 더할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울릉도에서는 약 270여 농가에서 더덕 농사를 짓고 있으면 재배면적은 24㏊에 다랍니다.. 전국 더덕 재배량의 10%에 해당되는 양이라는군요 .. 울릉도 더덕은 밭과 산의 구분없이 반임야형태로 재배가 되고 있습니다.. 바람이 많이 불어 지주방식이 아닌 노지방식이 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울릉도에서는 다양한 산나물이 많습니다.. 낯선이름의 산나물이 많더군요 .. 울릉도에서 생산되는 산나물들을 적어보면, 고비, 고사리, 참고비, 산마늘, 부추, 달래, 줄나물, 삼나물, 두릅, 땅두릅, 전호, 미나리, 더덕, 미역취, 부지갱이, 곤데서리, 머위 등등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울릉도에서는 봄철에 산나물 축제도 열립니다..
울릉도는 중위도에 위치하고 있고, 겨울은 따뜻하고, 여름은 선선한 온대해양성 기후가 산나물이 잘 자라게 합니다.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울릉도만의 고유한 산나물이 자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울릉도에서 자생하는 산나물은 20여종에 달하며, 이중에서 울릉도에서만 자라는 것이 10여 종에 달합니다.. 울릉도의 청정한 자연은 산나물을 더욱 곱고 신선하게 자라게 합니다..
울릉도하면 생각나는 또 하나의 특산품으로 호박엿이 있습니다.. 사실 울릉도 호박엿의 유래는 호박이 아니었습니다. 후박나무였습니다.. 울릉도의 후박나무 껍질을 고아 후박엿을 만들었는대, 이것이 변하고 변하여 호박엿이 더 유명해 진 것입니다..
그렇다고 단순히 이름이 같다고 해서 호박엿이 된 것은 아닙니다.. 19세기 후반 울릉도에 육지 사람들이 들어오면서 호박도 같이 들어옵니다.. 울릉도의 땅과 호박의 궁합이 잘 맞아서, 호박이 아주 잘 자랐다고 합니다.. 달달하니 맛도 좋았구요 .. 울릉도에서 일년에 생산되는 호박의 양이 250톤 가량 된다고 합니다.. 이 호박은 울릉도의 귀한 식량자원이 되었고, 현재는 호박엿으로서 많은 이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습니다.
도동항에서 해안산책로를 따라 1시간 정도 가면 .. 저동항에 도착을 합니다.. 저동항과 도동항 사이에 버스가 있습니다만, 해안산책로 풍경이 정말 예쁩니다.. 제가 찾은 날은 태풍주의보가 내려서 배들이 항구에 정박해 있습니다.. 1967년에 어업전진기지로 1971년 국가어항으로 지정되었습니다. 10톤급 규모의 배들이 500척까지 정박 가능합니다..
울릉도에서 잡힌 오징어의 대부분이 저동항을 통해 육지로 나가게 됩니다.. 밤이되면 저동항은 오징어잡이배들의 불빛으로 또 다른 세상이 만들어집니다.. 한 밤중에 핀 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울릉도는 태고의 신비를 담고 있는 섬입니다..독도와 함께 동해를 지키고 있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영토입니다. 드 넓은 바다와 함께 수 만년의 세월을 이겨 낸 자랑스런 섬입니다..
울릉도에는 아름다운 자연이 숨쉬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사람은 자연의 일부가 되어 섬을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척박한 토양, 험난한 파도를 이겨내면서 울릉도 사람들은 살아왔습니다.
이번에는 울릉도만이 갖고 있는 먹거리에 관해서 이야기 했지만, 울릉도는 드넓은 바다처럼 끝없는 매력을 갖고 있는 섬입니다. 단순히 먹고 배부른 것이 아닌, 울릉도의 자연과 환경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함께 생각한다면 마음까지도 뿌뜻한 울릉도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