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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에서 전하는 겨울 여행 이야기

안녕하세요, 교보생명 사내필진 김겸지 입니다. 이번에 제가 소개해드릴 내용은 안동 여행이에요. 얼마 전 수능이 끝난 고3 동생과 함께 안동으로 여행을 다녀왔거든요. 여행을 바탕으로 동생의 대학생활이 더 많은 경험으로 이어지길 바라며, 여행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안동을 여행지로 선택했습니다. 전통, 문화, 먹거리 등 동생과 함께 즐긴 안동 여행 스토리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코스, 신세동 벽화 마을

해가 질 무렵 도착한 안동. 겨울이라 해가 짧아 금세 어두워지는데 안동 여행 첫 번째 코스로 어딜 가야할까 고민했어요. 안동역 바로 앞에 있는 관광안내소에서 받은 지도를 살펴보다 선택한 곳! 바로 안동 신세동 벽화마을입니다. 안동 신세동 벽화 마을은 안동역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위치해 있으니, 기차 타고 안동역에 내려 첫 번째 코스로 가기 딱 좋은 것 같아요. 신세동 마을은 원래 길도 제대로 없는 마을이었는데, 벽화 마을을 계획한 후 큰 길도 뚫고 담벼락 하나 하나에 예쁘게 벽화를 그리기 시작했다고 해요.

 

발걸음을 재촉해 도착한 마을은 정말 예뻤어요. 노랗게 물드는 겨울 노을 빛을 받아 더 예뻤던 것 같아요. 학교처럼 생긴 건물을 지나 오르막을 올라가니 벽화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나비, 고양이, 스파이더맨 등 사진 찍기 딱 좋은 벽화마을의 그림들! 전 트릭아트처럼 액자에서 발레리나가 튀어나오는 것 같은 배경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큰 도로를 지나 골목으로도 들어가보았어요. 오밀조밀 모여있는 집에 스며 있는 따뜻함이 참 좋았습니다. 요즘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한 장면에 들어 온 느낌이 들더라고요. 오래된 집들이 주는 정감, 집안에서 흘러나오는 웃음소리가 따뜻하게 느껴지는 마을이었습니다.

 

 

두 번째 코스, 안동 시장에서 먹는 안동 찜닭

벽화마을을 구경하다보니 점점 하늘은 푸른 밤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슬슬 배꼽시계도 울리고요. 안동에 왔으니 그 유명한 안동 찜닭으로 저녁 메뉴 결정! 안동에서 찜닭을 드시려면 안동구시장으로 가면 돼요. 찜닭의 인기를 반영하듯 시장 안에는 찜닭 골목이 형성되어 있거든요.

저희는 2만5천 원짜리 중 크기의 찜닭을 주문했어요. 원래 먹던 찜닭과 맛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안동 찜닭 본고장에서 먹어서 그런지 더 맛있더라고요. 얇은 당면을 호로록, 매콤달큰한 찜닭을 앙! 시장에 위치해서 안동의 정과 인심을 더 진하게 느낄 수 있답니다.

 

 

세 번째 코스, 야경이 아름다운 월영교

안동구시장에서 찜닭으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움직인 곳은 야경이 예쁜 월영교입니다. 월영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목조다리로 ‘은은한 달빛이 비치는 다리’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밤에 오면 더 예쁜가봐요. 다리 중앙에는 포토존으로 유명한 ‘월영정’이라 불리는 정자가 있어서 다리를 건너다 잠시 쉴 수도 있고 예쁜 사진도 찍을 수 있답니다. 월영교는 조명아래 강물에 비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사진으로는 모두 담기 어려운 월영교 야경, 직접 안동에 여행오셔서 감상해보세요.

 

월영교는 과거 두 사람의 사랑이 담긴 곳이기도 한데요. 한 여인이 일찍 남편을 잃고, 남편을 그리며 편지를 썼다고 해요. 그 편지가 한참 후에 세상에 드러났고 그러한 마음을 기리기 시작했다고 해요. 그래서 월영교 강변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작은 병 모양의 자물쇠를 달아 사랑을 맹세하는 곳이 있더라고요. 동생은 다음엔 여자친구와 다시 이곳에 와서 꼭 자물쇠를 달아 놓을 거라는 의지를 불태우더라고요. 동생의 소망, 조만간 이뤄지겠죠?

 

 

네 번째 코스, 안동의 얼이 살아있는 하회마을

다음 날 아침, 안동 여행의 정점을 찍을 하회마을로 향했습니다. 하회마을을 안동 시내에서 약 1시간 거리에 있기 때문에 서둘러 걸음을 옮겼습니다. 저희는 대중교통을 이용했는데요. 하회마을 가는 버스는 안동 터미널 택시 정류장 방향에서 탑승하면 됩니다. 하회마을로 가는 길에 풍산이라는 마을을 지나가는데 작은 시장도 있고 풍산고등학교도 보였어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장을 보러 버스를 타고 내리시는 모습도 정겨웠습니다.

 

그렇게 버스로 한참 달려 도착한 하회마을! 타임슬립을 한 듯 발걸음 걸음마다 운치가 끝내줍니다. 하회마을의 자랑은 마을을 굽이쳐 휘감는 물줄기인데, 겨울에다가 가뭄 때문에 낙동강 강물이 많이 말랐더라고요. 다른 계절에 다시 와서 찰랑찰랑 낙동강 물이 휘감는 하회 마을을 다시 한 번 보고 싶었어요.

 

하회마을은 사람들이 계속 살고 있는 마을이어서 인위적이지 않아 좋았어요. 까치밥으로 남겨놓은 감나무의 홍시, 농사가 끝나 쌓여 있는 볏단 등 몇 백 년 전 우리네 선조가 이렇게 살아왔구나 느끼는 시간이었어요. 고래등 같은 기와집도 보고, 짚으로 지붕을 이은 초가집도 구경하다가 작은 찻집에 들어갔어요. 찻집 주인 아저씨는 하회마을에서 나고 자라셨다고 하더라고요. 동생과 함께 여행 온 저희 남매가 기특해 보였는지, 좋은 글귀를 붓글씨로 써서 선물을 주시는 거 아니겠어요? 붓글씨로 이름을 쓰윽~ 쓰더니 ‘유지경성(有志竟成), 뜻이 있어 마침내 이루다’라는 사자성어를 적어 주셨습니다. 수능을 끝낸 동생에게 주시며 ‘유지경성’의 뜻을 마음에 새기고 대학생활을 하라고 조언해주시더라고요.

 

우연한 만남에서 이루어진 뜻밖의 호의와 친절함. 이런 게 여행의 묘미죠? 동생에게도 좋은 선물이 된 것 같아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더라고요. 찻집 주인 아저씨께 저도 제 이름이 쓰인 선물을 받았답니다. 아저씨께서 남겨주신 말씀처럼 예쁘고 바른 마음으로 더욱 많은 세상을 보는 2016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20살이 된 동생에게 안동 여행이 앞으로 세상을 바라보는데 작은 도움이 되었길 바라면서 여행을 마쳤어요. 짧지만 강렬했던 안동 여행. 아직도 제 가슴 속에 안동의 여운이 남아 있어요. 겨울의 안동은 정말 따뜻하답니다. 한 겨울 따뜻함을 느끼러 안동으로 가보세요. 

                                                                                                http://kyobolifeblog.co.kr/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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