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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래파전
16-03-11 16:13

우리나라 3대 전인 빈대떡·파전·김치전 중에서 동래지방에서 이름난 것이 파전이다. 전의 역사는 오래 되어 그 연원을 파악하긴 힘들지만, 동래파전은 예전부터 임금님께 진상한 향토음식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확히 언제부터 전래되어 온 건지 알 수 없다. 동래부 지역이 조선시대 행정과 국방의 중심지였던 만큼 음력 삼월삼짇날이 되면 동래부사가 향토음식을 임금께 진상하는 관례에 따라 진상품으로 만들게 되었다는 설이 있지만, 다른 주장으로는, 1707년(숙종33) 동래산성의 중성 축성 때, 부역군들이 새참으로 먹었다는 설이 전해져 오고 있다. 일반서민들이 쉽게 먹기 힘들 정도의 풍성한 재료와 화려한 맛, 모양, 영양 등은 이 음식의 품격을 보여준다. 구전에 의하면, 옛날 동래 금정산 주위에는 파밭이 많았고, 이곳에서 재배되는 쪽파 맛이 달고 향이 향긋하여 천하일품으로 인정받았다 한다. 특히 벚꽃이 피기 전에 나는 파가 가장 맛이 있어서, 이때 생산된 식재료로 파전을 만들어 조정에 진상하였다고 전한다. 풋풋한 봄철의 동래 쪽파와 미나리에 부산포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해물을 잘게 썰어 불에 살짝 구운 파전은 색감이 화려하고 영양소까지 고루 갖췄다. 맛과 영양도 좋았고, 음식자체가 귀하고 화려한 까닭에 서민의 입맛을 돋우었을 것이지만, 밀가루가 아닌 비싼 쌀가루로 만들어진 것도 향토음식이란 자리를 차지하는데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동래파전이 더욱 세상에 알려지게 된 데는 시골장터와 관련이 있다. 조선시대 후기에 들자, 각 지방의 특산물이 장터를 통해서 상품화되어 출하되기 시작했다.

1799년, 합천 장날 정오의 풍경을 묘사한 이옥이란 조선후기 선비는 ‘송아지를 몰고 나온 사람, 닭을 안고 나온 사람, 생선을 메고 나온 사람, 청어를 묶어서 축 늘어뜨린 채 나온 사람, 약초를 말려 나온 사람, 바다 미역을 갖고 나온 사람 등등 …’, 시끌벅적한 이 모습이 시골장터의 모습이라 했다. 천하의 물산이 다 모인 활기찬 장터의 모습이다. 그러한 때, 동래 장터와 읍내의 기생관에 고급 요리로 등장하게 된 것이 파전이었다.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과거 동래부의 관기들은 간혹 기생이 되기도 했는데, 그 기생들이 운영한 요정의 술상에는 의례 이 넉넉한 파전이 올라와 그들의 이름만큼이나 동래파전의 명성도 알려지게 되었다. 그리고 음력 삼월삼짇날을 전후하여 동래장이 열릴 때면 이 파전을 장터의 요기감으로 등장시켰다. 파전은 당시 장꾼과 장에 나온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해방 전까지 인근 마을에서는 “파전 먹는 재미로 동래장에 간다.” 라고 할 정도로 최고의 먹거리였다고 전한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찹쌀, 멥쌀가루, 맛국물이 어우러진 찰지고 쫀득한 반죽을 만들고, 그것을 파와 어울러 깊은 맛을 내게 한다. 그리고 두꺼운 번철을 달구어 식재료를 순서대로 올린 후 뒤집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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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통을 지금까지 4대째 이어 내려오고 있는 곳이 있다. ‘동래할매파전’집이다. 시인 이해주가 “동래파전”이라는 시에서 ‘할매 파전집을 찾는다/ 동래 가랑파 언양 미나리 기장 해물/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파전에/ 동동주 곁들여 봄을 마신다’ 고 한 그곳이다. 1930년부터 전통을 이어온 이곳은 처음에는 상호도 없이 시작하다가 70년대 들어서는 향토음식의 맥을 잇겠다고 이름을 바꾸기까지 ‘제일식당’이라는 상호를 내걸었다.그 즈음, 당대의 문인 우하, 박문하, 향파 이주홍, 요산 김정한의 ‘걸쭉한 입담 호탕한 웃음소리 농익은 해학’이 돌담에 스며들면 “초가집 마루에서 곱다니 할매”(제일식당 주인 추강 여사)가 전을 굽는다고 “찌지지” 소리를 내며 연기를 품었을 것이다. 

 전통문화보존명인장인 현재의 4대주는 파전 만드는 방법만큼은 시어머니가 지켜온 그 비법 그대로 고수하고 있단다. 옛날 시골장터에나 있을 법한 솥뚜껑 모양의 두꺼운 번철에 유채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파릇파릇한 쪽파에 미나리, 해산물, 쇠고기 등을 올린다. 여기에 찹쌀가루와 멥쌀가루, 밀가루를 섞어 만든 맛국물을 얹어 지지고 솥뚜껑을 덮어 익히면 오히려 찜에 가깝다. 먹는 방법도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야 제 맛이란다. 동래파전의 맛은 ‘봄날의 맛’이다. 손님들이 봄에 찾는 이유가 다 있다.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로 파전에 들어가는 쪽파를 비롯해 함께 들어가는 재료 역시 봄철에 가장 맛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출처 : 부산 스토리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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