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면을 아십니까? push의 밀면이 아니고... 음식으로서의 밀면입니다.. ㅋㅋ .. 밀면은 냉면과는 사촌지간인 면 요리입니다.. 냉면은 메밀이나 전분가루가 면의 주 재료이지만, 밀면은 밀가루로 면을 만듭니다. 밀로 뽑은 면을 차가운 육수에 넣거나 매콤하게 비벼먹는 것이 밀면입니다.. 오늘은 밀면 한 그릇 대접해 드리고자 합니다.. 경상북도 경주로 향합니다..
밀면은 경상도 .. 특히 부산 쪽에서 많이 먹습니다.. 제가 사는 경기도쪽은 밀면을 잘 모릅니다.. 그러던 제가 밀면 맛에 반한 적이 있습니다.. 10여년 전 경주에서 먹은 밀면이 시작입니다.. 경주에 사는 친구가 맛있는 거 먹자며 같이 간 것이지요..
무더운 여름날 식당 앞에서 오랫동안 기다리면서.. 도대체 밀면이 뭐기에 이렇게 기다려야 하는가 했었습니다.. 하지만 밀면을 먹고 나서 .. 아~ 이런게 있었네? 하면서 완전 맛있게 먹었었지요.. 그 때의 감동은 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부산, 경남 지방에 가면 밀면을 찾아 먹곤 하는데.. 그 때의 감동을 되 찾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 이번에 그 감동을 찾게 됩니다.. ㅎㅎ .. 경주에서 밀면을 먹게 된 것이지요.. 10년전의 그 집이 아닙니다.. 새로운 밀면집입니다.. 경주 불국사 부근에 있는 경주밀면입니다..
식당은 자그마했습니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날씨가 궂음에도 손님들이 계속 들어오더군요 .. 저와 제 친구들은 식당 안 쪽 .. 마루 위로 올라가 앉았습니다.. 새벽부터 비 맞으면서 빨빨거리고 돌아다녔던지라.. 뜨듯한 마루바닥이 좋더군요 .. ㅎㅎ .. 오른쪽에 앉아있는 사람이 식당의 안주인이었습니다.. 그 뒤에 있는 아기가 이 집 아기 .. 밀면 만드는 사장님이 저 아기의 아빠 .. ^^
밀면 먹으면서 안주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안주인 말에 의하면 사장님이 인테리어를 직접 했다고 합니다.. 음식 잘 하는 사람은 손재주도 좋은가 봅니다... 저는 음식도 못하고 .. 손재주도 없고.. 입만 살았습니다... ㅋㅋ
아기가 로보캅 폴리를 메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폴리 가방이네요.... ㅋㅋ .. 폴리를 아시나요? 어린이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폴리... 저는 엠버가 좋습니다... 각설하고 .. 아기 이름이 온유래요.. 온유는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멤버 이름이기도 하지요.. 경주밀면의 아이도 똘망진 것이 이쁘더군요 .. ㅋㅋ ..
나중에 안주인이 늦은 식사로 밀면을 먹으면서 .. 아이도 함께 밀면을 먹더라구요 .. 자신의 아이에게 먹일 음식인데 .. 음식에 이상한 장난은 절대 안 했을 것 같은 믿음이 생겼습니다.. 요즘 워낙 음식에 장난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이 집은 밀면하고 만두를 함께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밀면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군요..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기다릴 줄 아는 여유도 필요하지요.. 하지만 우리의 배꼽시계는 여유를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ㅋㅋ .. 점심시간이 좀 지났거든요 .. 만두를 주문합니다.. 먼저 나와주신 왕만두 .. 뜨거운 김으로 사진은 뿌옇지만 .. 맛있다는 거 ..
다음은 고기만두 .. 제가 만두를 워낙 좋아하는 지라... 더더욱 맛나게 먹어 봅니다... 그러나 맛있다고 너무 먹으면 안되겠지요 .. 우리에게는 밀면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
만두를 먹으면서 밀면 맛있게 먹는 법을 봅니다.. 잘 저어 먹는 것은 기본일것이구요.. 겨자도 넣으라는군요.. 냉면, 밀면에 겨자를 넣는 것은 .. 찬 음식의 식중독을 예방하고, 겨자의 따뜻한 성질로 몸을 보호하자는 의미가 있지요.. 저는 음식에 양념을 잘 넣어 먹는 편이 아니니 패스 .. ㅋㅋ ..
면과 육수를 번갈아 먹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가위를 사용하지 말라 .. 제 생각으로는 이게 뽀인트입니다.. 냉면도 그렇지만 .. 밀면은 면이 탱탱합니다.. 쫄깃한 면발 .. 그런데 가위로 짜르면 그 쫄깃함이 줄어들겠지요 .. 면에 금속의 가위가 닿는 것도 맛을 변하게 합니다..
친구들은 육수밀면을 주문합니다.. 살얼음 동동 떠다니는 시원한 밀면의 모습입니다.. 친구가 본격적으로 한 입 먹기전에 .. 낼름 후루룩 섭취 .. ㅋㅋ .. 입안이 완전 상쾌해지는 것이 좋습니다.. 10년전 맛있게 먹었던 그 밀면 맛이 떠오릅니다...
식당 안주인과 이야기를 나눠봤더니 .. 이 집 밀면의 비밀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식당 사장님이 경주의 그 유명한 밀면집 주방장에게서 기술을 전수 받았다네요 .. 어찌어찌하다가 우연찮게 밀면 기술을 배우게 되었고 .. 기술 위에 사장님의 솜씨가 더해지면서 맛있는 밀면이 탄생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친구들은 육수밀면을 먹지만 .. 저는 불비빔밀면을 먹어봅니다... 육수밀면은 많이 먹어봤는데... 불비빔은 본 적이 없었거든요 .. 가느다란 면발 속에 매콤해 보이는 양념이 어떤 맛을 나타낼지 기대가 됩니다. 처음에 먹을 때는 별로 맵지 않았습니다.. 속으로 뭐가 불이라는 거야? 라면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지요..
그런데 .. 이게 먹으면 먹을수록 매운맛이 올라오는 것입니다.. 그러다 그릇을 다 비울 때는 매콤함이 후끈 달아오르게 되더군요 .. 혀끝에서 감각을 마비시키는 매운맛이 아니라.. 속에서부터 서서히 끓어오르는 진득한 매운맛이었습니다.. 제가 매운맛에 강한지라 .. 어지간하면 맵다는 말 안하는데.. 요거 아주 맛있게 매웠습니다..
매우면 시원한 육수로 입을 행구구요 ..
무절이 ..
불비빔밀면이 매워서 .. 만두와 함께 먹어봤습니다... 나쁘지 않군요.. ㅎㅎ
가격 무난합니다.. 곱개기 500원 추가가 맘에 듭니다...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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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남부선 기차 불국사역 부근입니다... 불국사역에서 불국사까지 거리가 꾀 더더구만요.. ㅎㅎ .. 식당 바로 앞에 7번 국도가 지나갑니다.. 7번 국도는 동해안을 따라가는 아름다운 길입니다.. 7번 국도를 따라서 여행 많이 하시지요.. 불국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절이구요 .. 이래저래 경주를 지나신다면 .. 가보실만한 곳입니다.. 주차장 넓어요.. ^^
오랜만에 밀면을 먹어봤습니다.. 무더운 여름이고 꿉꿉한 장마철인지라 .. 상쾌하고 깔끔한 먹거리가 많이 생각나는 때입니다.. 이럴 때 맛있는 면 요리가 많이 떠오릅니다.. 그런점에서 .. 경주에서 먹은 밀면은 저의 입맛을 확 살아나게 하는 맛있는 만남이었습니다... 이런 만남 자주 있으면 좋겠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