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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과의 유례와 변천과 한과의 종류
15-03-27 18:00

한과의 유례와 변천
우리민족은 삼국시대 때부터 한과를 만들어 먹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신문왕 3년(683년) 왕비를 맞이할 때 폐백 품목으로 쌀, 꿀, 기름 등 과자에 필요한 재료가 있었던 것으로 미루어 이 시기에도 이미 과자류를 만들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차 마시는 풍습이 성행했던 것은 불교가 융성했던 통일신라 시대부터였고 과자가 흔히 차에 곁들이는 음식이었다는 사실도 고려시대 이전에 이미 과자가 만들어 졌음을 의미한다.
고려시대로 오면 불교를 숭상하는 의식이 한층 고조되어 살생이 금지되고 육식이 절제됨에 따라 차를 마시는 풍속과 함께 과자류가 한층 더 발달하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유밀과油蜜果가 발달되었는데, 이는 황필수의『명물기략』, 성현의『용재총화』, 이익의『성호사설』, 정약용의『아언각비』등에 잘 나타나 있다. 유밀과는 불교행사인 연등회, 팔관회등 크고 작은 행사에 반드시 고임상으로 올려졌으며 특히 왕공王公, 귀족들의 집안이나 사원에서 성행하였다.
한편 유밀과를 만들기 위하여 곡물, 꿀, 기름 등을 허실함으로써 물가가 오르고 민생이 어려워지자 금지령까지 내려지게 된 기록은 이 시기에 유밀과의 성행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02. 약과, 유과와 더불어 졔례 상차림에 빠지지 않는 과자류이다. 03. 김규흔 명인이 한가원을 찾은 관램객들에게 한과시연을 행하고 있다. 김규흔 명인은 쌀을 주원료로 한 전통방식의 한과 제조기술을 계승·발전시키고 대중화와 산업화를 위한 신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2000년 아셈 서울 회의 때 각국 정상 만찬 디저트로 김규흔 명인이 만든 한과가 제공되기도 하였다.
다채로운 한과의 종류

유밀과는 밀가루로 만든 과자를 이르며, 한과 중 가장 사치스럽고 최고급으로 꼽는 유밀과는 밀가루를 꿀과 기름으로 반죽해 모양을 만들어 기름에 튀긴 다음 다시 즙청(과줄이나 주악 따위에 꿀을 바르고 계핏가루를뿌려 재워둠)한 과자이다. 중국에는 고려의 유밀과가 고려병高麗餠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유과油果는 찹쌀을 가루 내어 술로 반죽하여 시루에 찌거나 삶아 꽈리가 일도록 치댄 후 반대기를 만들어 여러 가지 크기로 잘라 말렸다가 기름에 튀겨서 고물을 묻힌 과자이다. 유과는 크게 강정, 산자, 빙사과, 연사과, 요화과 등으로 나뉘며 다시 모양에 따라 네모나게 만든 산자, 누에고치 모양을 한 손가락강정, 동글동글한 모양의 방울강정, 네모지게 썬 빙사과 등으로 나뉜다. 또한 묻히는 고물에 따라 이름이 각각 달리 불리기도 한다. 유과 중에 강정은 예부터 과자 중에 으뜸으로써 입에 넣으면 바삭하게 부서지면서 사르르 녹는 맛이 특징이다.
다식油果은 흰깨, 검은깨, 콩, 찹쌀, 송화, 녹두녹말 등 날로 먹을 수 있는 것들을 가루로 내어 꿀로 반죽한 다음 다식판에 박아낸 과자로 녹차와 함께 먹으면 차 맛을 한층 높여준다. 유밀과처럼 일반화되지는 않았으나 국가 대연회에 사용했으며, 혼례상이나 회갑상, 제사상 등 의례상에는 빠지지 않았다. 이밖에도 과수의 열매나 식물의 뿌리를 익혀 꿀이 조린 숙실과, 견과류나 곡식을 조청, 엿물에 버무려 굳힌 엿강정, 주로 궁중이나 결혼, 회갑연 등 잔칫상에 고임새로 올렸던 당속류 등이 있다.
한과는 궁주에서나 민가에서나 즐겨 먹었던 대중적이면서도 특별한 기호식품으로, 무엇보다 재료를 얻는 데서부터 상에 올릴 때까지 오롯한 정성이 따르는 음식이다.
05. 유과, 찹쌀을 내어 술로 반죽하여 시루에 찌거나 삶아 꽈리가 일도록 치댄 후 반대기를 만들어 여러 가지 크기로 잘라 말렸다가 기름에 튀겨서 고물을 묻힌 과자이다.
절식에서의한과

우리 조상은 정월대보름 날 음식을 깨물어 소리를 내면 나쁜 귀신이 놀라 달아난다고 믿어 산자나 엿강정을 먹었으며, 이월 중화절은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날로 볶은 콩을 엿에 넣어 콩엿을 만들어 먹었고, 만물이 활기를 띄는 삼월 삼짇날에는 녹두녹말로 과편을 만들어 먹었고, 오미자로 쌀강정이나 매작과에 색을 내었다. 불가의 최대 행사인 초파일은 검정콩을 넣은 콩설기를 해먹었고, 단오는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로 으깬 앵두를 삶아 녹두 녹말과 꿀을 넣어 과편을 만들어 먹었으며, 유월보름인 유두에는 보리, 밀, 햇것으로 전병을 부쳐 먹었다.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칠월에는 몸을 보신하는 음식을 많이 먹는데, 과자로는 채소에 꿀을 넣어 달게 조린 정과를 건조시킨 건정과를 먹는다. 팔월 한가위에는 햇곡으로 율란, 조란, 밤초, 대추초 같은 숙실과와 정과를 만들어 먹고, 구월 중구(9월 9일)는 양수가 겹친날로 정과, 모과편을 만들어 먹었다. 시월(상달)은 한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달로 집안의 경사나 명절에 쓸 유과바탕을 만들어 말려두거나, 엿을 고아 단지에 담아두었다. 십일월 동지날엔 팥죽을 쑤어 집안곳곳에 뿌려 나쁜 액을 막았다. 섣달 납일은 일년의 마지막날로 특별한 절식이 있던 것은 아니지만 설맞이 음식이 장만되는 때라 엿강정, 유과, 약과, 다식 등 먹을 것이 가득했다.
 
통과의례에서의 한과

혼례에는 사례라 하여 의혼, 납채, 납폐, 친영의 절차가 있는데 납폐에는 유밀과가 빠지지 않는다. 또한 신랑에게 해주는 고배상에는 각색편과 강정, 약과, 산자, 다식, 숙실과, 생실과, 정과 등과 찬품을 차려준다. 그리고 그 후행이나 상객이 돌아갈 때 이바지 음식을 가져가는데 대개 인절미나 절편 등의 떡과 유과를 푸짐하게 담아 보낸다. 또한 제례 상차림에 빠지지 않는 것이 약과와 유과이다. 특히 유밀과를 많이 진설하는데, 그중 약과와 매작과, 강정, 산자등도 많이 쓴다. 그러나 무채색에 가까운 송화다식, 흑임자다식, 쌀 다식만을 올린다.
불교의례 초기 불교의 제상 차림에는 차와 다식, 약과나 유과가 주로 올려졌다. 생과와 조과는 가짓수대로 굽이 높고 큰 그릇에 놓는데 그 높이가 일반의 두세 배나 된다. 특히 잣, 은행 등을 껍질째 색을 들여 불교 관련 문양과 글씨를 새기면서 고이고 사탕도 여러 종류를 써서 색색으로 갖가지 문양을 만들어 가며 높이 올려 쌓는다.
회갑례 부모가 예순 한 살이 되는 생일에 자손들이 연회를 베풀어 고배상을 차리는데 상차림 중에서 가장 화려하고 성대하다. 큰상에는 떡, 과자, 생과, 숙실과와 숙육, 편육류, 전유어, 건어물, 육포 등 여러 가지 찬물들을 높이 쌓아 차리는데 보통 약과, 중박계, 요화과, 숙실과, 정과, 다식 등을 축祝, 복福, 수壽등의 길상문자를 넣어 고여 올린다.
 
궁중한과

궁중 일상식의 내용은 정조 19년에 행해졌던 혜경궁 홍씨 진찬연을 상세히 기록해 놓은『언행을묘정리의궤』를 통해 잘 알 수 있다. 이에 의하면 아침, 점심, 저녁, 밤으로 다소반과와 다별반과라는 다과상이 나오는데 8일간의 일정 중에 다소반과는 하루 한두 번이 차려졌고 과자류는 어느 상에나 같은 것이 올려졌다. 궁중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빈번하게 있었다. 이런 궁중연회 때 왕이 받는 상을 진어상進御床이라 하는데, 왕과 왕족에게는 많은 가짓수의 음식을 높이 고인 고배상을 올리고, 친척, 명부, 제신등손님에게는 사찬상을 내린다. 음식에 따라 고이는 높이가 다른데 떡류와 각색당, 연사과, 강정, 다식 등의 과자류와 생과류는 높이 고이고, 숙실과와 각색정과는 이보다 낮게 고인다. 나이 많은 문신들을 위해 국가에서 베풀어주는 기로연耆老宴의 잔칫상에는 계절과 절기에 따라 한과가 풍성하게 차려지는데 상사에는 오미자과편, 오미자쌀강정, 오미자매작과 등이 올려졌고 중앙에는 유자나 모과로 만든 정과와 과편으로 흥취를 더했다.
이와 같이 한과는 궁중에서나 민가에서나 즐겨 먹었던 대중적이면서도 특별한 기호식품으로, 무엇보다 재료를 얻는 데서부터 상에 올릴 때까지 오롯한 정성이 따르는 음식이다.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농부가 아흔 아홉 번의 손길을 주어 탄생하는 것인 만큼 농부의 정성은 이루 말할수 없다. 우리 한과는 그러한 귀중한 농산물로 만들어졌고 한과 또한 만드는 과정을 보더라도 한 과정 한 과정 온갖 정성을 담아 만든다는 점에서는 농사짓는 농부의 마음과 다를 것이 없다.
 
출처 : 문화재청 홈페이지  글·사진. 함재묵 (한가원 실장) 사진.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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