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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국수
15-04-10 19:44

맹현의 메밀국수
[맹현가 음식]
맹현(孟峴)은 흥선대원군의 둘째 형님인 흥완군(興完君: 이정응 李晸應)의 아들이 대대로 살던 집의 택호(宅號)로, 위치는 옛 가회방(현 종로구 가회동)이다. 흥완군 가는 별채의 부엌간인 반빗간이 있었으며, 반빗간에서 음식을 장만하는 '반비다치(찬모의 낮춤말)'와 밥만 하는 '동자치'가 있었다.
맹현음식은 흥완군의 증손부(曾孫婦) 신계완(申癸完, 1913-1991)씨가 맹현으로 시집와서 13년 간 생활하면서 보고 만들었던 음식을 기록한 자료를 기반으로 하였다. 이 밖에 맹현에서 태어나 성장하고 맹현음식을 먹어 본 적이 있는 사람들과의 면담을 통해서 구체화한 것이다.
맹현가의 음식은 맹현가가 조선시대 한성부 사대부촌인 북촌에 위치하였으며, 흥완군이 왕실 종친이었으므로 궁중음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맹현음식은 왕족과 사대부, 혹은 반가와 교류를 유지했었기에 거대도시화되기 이전의 옛 서울의 반가음식 본래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서울의 전통 일상음식]
서울의 전통 일상음식은 곡류를 중심으로 한 주식과 부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철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부식이 발달하였다. 주요 식품재료로는 채소와 생선을 들 수 있으나 소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도 해 먹었다.
맛은 설탕은 넣되 달지 않으며 짜거나 맵지 않은데 이는 원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리려는 의도에서 비롯되었으며, 싱거우면서도 시원한 맛을 '슴슴하다' 혹은 '삼삼하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특이점은 서울 전통 일상음식에 반가음식, 서민음식 외에 타락죽, 흑임자죽, 수란, 배숙, 탕평채, 어채, 어만두 등 몇몇 궁중음식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전승내용
맹현의 메밀국수는 메밀가루를 뜨거운 물로 익반죽해 국수틀에서 눌러 가마솥의 끓는 물 아래로 떨어지게 해서 익힌다. 잘 익힌후 건져서 냉수에 넣어 면을 만들고 양지머리를 삶아 만든 뜨거운 육수에 면을 넣어서 토렴을 하고 다시 뜨거운 육수를 붓는다. 그 위에 달걀지단과 석이를 채 썰어 얹고, 고기도 양념하여 볶아 얹어 장식한다.
국수는 맹현에서는 장국상(면상)을 차려 점심에 빈객을 접대하기도 했고 혼례와 같은 경사스러운 날의 잔칫상에 빠지지 않는 귀한 음식이었다. 오늘날 국수의 주재료는 밀가루이지만 조선시대의 조리서인《주방문》,《음식디미방》,《증보산림경제》,《시의전서》에서는 메밀가루가 으뜸가는 국수 재료였다. 메밀은 백면(白麵), 목면(木麵), 목맥면(木麥麵)등으로 이들 옛 조리서에 소개되어 있다.
《증보산림경제》에 따르면 국수는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만든다. 하나는 녹말과 냉수를 잘 섞는다. 별도로 송곳구멍을 낸 표주박을 만들어 끓는 물 위에 들고서 녹말즙을 표주박 안에 부으면 그 즙이 각 구멍으로 흘러 내려가 끓는 물에 매우 가늘게 서려져 들어가 면이 만들어진다. 곧 꺼내어 냉수에 넣는다. 이렇게 만든 국수를 '실국수'라 한다. 세면ㆍ누면이라고도 한다. 다른 하나는 메밀가루를 만들어 물과 반죽한 뒤에 칼로 썰어 칼국수를 만든다.

메밀가루 반죽은 《음식디미방》에서는 “메밀가루에 녹두녹말을 섞어 더운 물에 녹게 말아 누르면 빛이 희고 좋은 면이 된다”고 했다.《주방문》에서는 “메밀가루를 찹쌀 끓인 물로 반죽하면 질겨서 좋다”고 했다. 메밀은 국수 이외에도 메밀묵 또는 메밀만두를 만들기도 했다.
한편 메밀국수는 서울지역에서는 뜨거운 장국에 말아 먹으나, 지역에 따라서 평안도의 평양냉면, 강원도의 막국수 등은 냉면으로 먹는다. 맹현에서는 양지머리 혹은 꿩고기를 삶아 육수를 내어 동치미 국물과 섞어서 시원한 냉면 육수를 만들어 냉면으로 먹기도 했다. 꿩살은 양념하여 볶아서 웃기로 얹었다.
《시의전서》에는 냉면 만드는 법 두 가지가 나온다. 하나는 “나박김치나 동치미국에 말고 위에 양지머리ㆍ배ㆍ좋은 배추ㆍ통김치를 다져 얹고 고춧가루와 잣을 얹는다고 했다. 다른 하나는 '장국냉면'이라 하여 고기장국을 끓여 식힌 다음 국수를 만다. 오이 혹은 호박은 채 쳐 절인 후 짜서 살짝 볶아 깨소금ㆍ고춧가루ㆍ유장에 무친다. 양지머리ㆍ실고추ㆍ석이ㆍ계란채를 얹어 만들었다.《부인필지》에서도 “동치미국에 국수를 말고 무ㆍ배ㆍ유자를 얇게 저며 넣고 제육을 썬다. 계란을 부쳐 채 쳐 넣고 후추ㆍ배ㆍ잣을 넣는다고 기록되었다. 이러한 자료들을 통해 우리 조상들이 냉면을 즐겨 먹었음을 알 수 있다.

중요성 및 의의
흥완군 가의 일상음식들은 기록보존이 잘 되어있고 전통과 함께 대를 이어 후손들에 의해 계승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능적으로 전수된 기존의 전통음식과는 차이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서울의 전통일상음식이 오늘날에도 후손들에 의해 실현되고 있다는데에 그 가치가 있다.
 
전승 지역 : 서울 / 종로구 / 가회동
 
자료출처/참고자료
ICHPEDIA
1. 이귀주,2012,『서울의전통음식-북촌맹현(孟峴)음식을중심으로』,고려대학교출판부
2. 이귀주,2001,「서울의전통일상음식연구」,『비교민속학』,20:23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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