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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니와 끼니 사이에 즐긴 간식 단맛의 유혹
15-03-22 14:21

끼니와 끼니 사이에 즐긴 간식
궁중 의례식 문서 중에는 대규모 행사 외에도 관례·가례·탄일, 공로 치하, 병 회복 축하, 장례 후 수고 접대 등 소규모 접대식에 초대되거나 대접받는 사람과 음식내용을 적은 발기(撥記, 件記)가 있다.
접대식 발기의 예를 보면 순종의 첫 번째 관례(1882년)에 손님상에는 각색병, 전복초·화양적, 생선전·양전, 편육·족병(족편), 수란, 각색생실과, 각색정과, 생이숙(배숙), 면신선로, 탕신선로, 초장, 겨자, 청(꿀)이 차려졌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가장 맛있는 음식의 기준은 고기음식, 단음식, 기름진 음식의 범주를 벗어나진 않았다. 이러한 음식들은 아침과 점심 끼니때가 아닌 식간에 먹게 되니 간식이라 부르지만, 궁중에서는 간식이란 용어는 쓰지 않았다. 간식보다는 반과상(飯果床), 다담상(茶啖床), 다소반상(茶小盤果床), 과반(果盤)이라는 명칭을 썼다.
간식 중 정과는 과일이나 뿌리·열매·줄기에 꿀·엿을 넣고 오랜 시간 조려 투명하고 쫄깃하게 만든다. 그래서 보기도 좋고 오래두고 먹어도 상하지 않으니 궁중의 간식으로는 으뜸으로 칠 수 있다. 그 다음 약과류이다. 약과는 참기름을 듬뿍 넣은 밀가루를 반죽해 참기름에 튀겨낸 후 꿀물에 담갔다가 꺼낸 것으로, 이만큼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당시에 있었을까 싶다. 민간에서도 이 과자를 배워 참기름과 꿀이 동이 나고 나라에선 사치풍조라 하여 금지시키기도 했다.
02. 각색정과
아침과 점심 끼니떄가 아닌 식간에 먹게 되니 간식이라 부르지만, 궁중에서는 간식이란 용어는 쓰지 않았다. 대신 반과상, 다담상, 다소반상,과반이라 썻다
점입가경의 단맛 사랑
진찬의궤를 살펴보면 잘 차려진 반과상들이 나타난다. 인조대(1630년) 진풍정에서는 과반(果盤)으로 8그릇이 오르고, 영조대(1744년)의 진연에서는 별행과상으로 13그릇이 올랐다. 또 헌종대(1848년) 진찬상에서는 차와 별찬안 20그릇이 올랐으며, 의례 순서에 따라 미수상, 소선, 대선, 탕, 만두, 차가 오르고, 마지막에 간식으로 진어과합(進御果榼)이 올랐다. 이중 과합은 4단 왜찬합에 약과, 각색다식, 각색당, 각색절육 4가지 음식을 층마다 예쁘게 담아내는데 찬합은 일종의 도시락 같은 것이니 당연히 잔치가 끝나면 처소에 가지고 가 심심할 때 두고 먹게 한 일종의 간식이다.
진찬 때가 아니더라도 궁에서는 외국에서 칙사가 왔을 때 다례를 행하며 칙사들에게 과반을 대접한다. 인조 때(1627년)는 청나라 사신을 접대하는 예절에 대한 논의 중에 연향을 베풀지 않는 날에는 다담(茶啖)와 간단한 다과상을 마련해 대접하라고 했다.
상차림이 아닌 왕들의 기호식으로 나타난 일화는 많지 않지만, 인종은 세자 시절에 시강원(세자의 교육을 담당하던 관청)의 궁료들에게 자신이 즐기는 생강을 선물했다고 한다. 달콤한 생강정과나 생란으로 간식으로 즐겨 먹을 수 있도록 만들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효장세자(孝章世子)의 비인 효순현빈(孝純賢嬪)은 시아버지인 영조가 처소에 들리면 밤을 삶아 효심을 표했다고 한다.
왕들의 비사에는 약과와 식혜같이 달콤한 음식에 독을 넣어 간식으로 내놓아 독살을 했다는 풍문도 간간히 전해져온다. 전란 중에 입맛이 없던 선조에게 광해군과 내통한 상궁이 약과를 간식으로 올려 독살하고자 했다는 설도 있고, 고종의 경우 밤에 밤참으로 식혜를 잘 드셨는데 독이 든 식혜로 독살 당했다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가만 살펴보면 모두 단맛이 특징인 음식인데, 달콤한 맛에 대한 각별한 애정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듯하다. 이규경(1788~1856)은 유별난 단맛 사랑을 ‘점입가경의 맛(漸入佳境之味)’이라고까지 쓰기도 했다.
 
출처 : 문화재청 홈페이지  글 한복려(중요무형문화재 조선왕조궁중음식 기능 보유자) 사진 궁중음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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