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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배 고집으로 이어온 우리옷 곡성의 돌실나이
15-03-22 14:40

삼베는 예로부터 의복 소재로 널리 이용되었으며 함경도의 북포(北布), 영남의 영포(嶺布), 경북의 안동포, 강원도의 강포(江布), 전라도 곡성의 돌실나이 등이 유명했다. 이중에서 곡성의 돌실나이는 다른 지역에 비해 올이 고운 세포(細布)로 제직하는데, 공이 많이 들며 품질이 우수해 상품(上品)으로 쳐줬다.
 
04,05,06. 고성 돌실나이를 만드는 과정으로, 삼삼기, 바디꿰기, 삼톱기와 째기, 삼베날기, 삼베짜기 등이다. ⓒ문화재청
 
우수한 품질로 인정받은 곡성 돌실나이
품질이 우수하고 섬세해 삼베의 대명사로 불리는 돌실나이는 1970년 중요무형문화재 제32호로 지정되어 인간문화재 김점순 할머니와 그 제자들에 의해 제작기법이 고유명사가 되어 명맥을 유지했으며, 2008년 김점순 할머니의 별세로 현재 석곡면 죽산리의 양남숙 씨와 소수의 전수자에 의해 농포(4~5새), 중포(6~7새), 세포(9~12새)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다.
곡성 돌실나이의 제작과정은 삼의 재배와 수확-껍질 벗기기-톱질작업-째기 작업-삼 삼기-베 날기-베 매기-도투마리 감기-베 짜기-세탁과 색 내기 단계를 거치게 된다.
삼은 초복 무렵인 7월초 다 자란 삼을 베어 잎을 제거한 뒤 삼대를 삼굿에 넣고 수증기로 쪄낸다. 쪄낸 삼대껍질을 벗겨 내어 그 줄기를 가지런히 정리하고 줄에 말린다. 말린 삼을 상·중·하로 구분하고 짚을 태워 만든 양잿물에 담가 표백한다.
삼을 가늘게 찢어서 무릎 위에 놓고 가볍게 비벼가며 실을 만든다. 실과 실을 잇는 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지며 광주리에 원형을 그리며 담는다. 물레로 자아내어 질긴 실이 되도록 한다.
베 한필 길이와 새의 수에 따라 날줄을 만들고 베매기를 한다. 베매기는 날줄을 바디(베의 날을 고르게 하는 도구)에 끼우고 바디쪽, 실끝을 도투마리에 메고 다른 끝은 긴싱개에 맨 다음, 적당한 습도 유지와 날실 표면에 생긴 잔털에 풀을 먹인 후 도투마리에 감는다. 날실이 가득 담긴 도투마리를 얹고 비로소 평직에 의한 베 짜기를 통해 한 올 한 올 짜여지는 돌실나이 세포(細布)가 완성된다. 이 과정에서 습기의 공급이 부족하면 실이 끊어질 우려가 있어 과거 움집이나 습한 지역에 베틀방을 마련하기도 했으며 이러한 원인이 기능 전수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또한 길쌈을 하며 삶의 애환과 피로함을 달래고 능률을 올리기 위한 길쌈노래가 있는데, 이는 품앗이를 하는 공동 작업에 의한 공동체 정신의 표상이라 여겨진다.
최근 문화재청에서 중요무형문화재를 살리기 위한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 이러한 노력이 헛되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무형문화재가 사람들의 삶 속에서 그 활용가치를 인정받을 때 계승 발전될 수 있다는 문화 자각이 필요하다. 과거 생활 속에서 고유한 독자성을 지니며 그 시대 의류 제품의 다양성과 삼베의 질을 높여주었던 무형문화재로서의 전통기법과 가치성의 의미를 보존하고, 한편으로는 새로운 양식의 문화 경향에 적합한 현대적 해석에 의한 디자인을 융합해 생활, 문화 속에서 곡성 돌실나이의 전통과 정신을 전해주어야 할 지속가능의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출처 : 문화재청 홈페이지  글 구희경(한양여자대학교 섬유패션디자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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