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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례음식
15-04-10 14:34

 
맹현가 제례음식(서울시 가회동)

[서울음식]
서울의 전통음식은 조선왕조의 도읍지였던 한성부(漢城府)의 생활풍속으로부터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한성부의 생활풍속은 중기까지의 생활문화인 유교적인 생활양식을 강하게 띄어 대가족 제도가 정착하고 '봉제사(奉祭祀)ㆍ접빈객(接賓客)'의 범절이 엄하였다. 이로부터 생활풍속의 주요 부분을 이루는 음식문화는 관혼상제를 위한 의례음식이 발달하였다.
특히 조선왕조의 다섯 궁궐 중 네 개가 종로구에 위치하여, 종로지역은 궁궐과 중앙관아의 집중으로 왕가와 양반관료들이 모여 사는 북촌(北村) 즉 '윗대'를 형성하였다. 그러므로 북촌지역에서 살았던 왕가의 의례음식문화는 궁중음식일 뿐만 아니라 서울의 전통 의례음식문화를 반영하고 있다.
[맹현가음식]
맹현(孟峴)은 흥선대원군의 둘째 형님인 흥완군(興完君: 이정응 李晸應)의 아들이 대대로 살던 집의 택호(宅號)로, 위치는 옛 가회방(현 종로구 가회동)이다. 흥완군 가는 별채의 부엌간인 반빗간이 있었으며, 반빗간에서 음식을 장만하는 '반비다치(찬모의 낮춤말)'와 밥만 하는 '동자치'가 있었다.
맹현음식은 흥완군의 증손부(曾孫婦) 신계완(申癸完, 1913-1991)씨가 맹현으로 시집와서 13년 간 생활하면서 보고 만들었던 음식을 기록한 자료를 기반으로 하였다. 이 밖에 맹현에서 태어나 성장하고 맹현음식을 먹어 본 적이 있는 사람들과의 면담을 통해서 구체화한 것이다.
맹현가의 음식은 맹현가가 조선시대 한성부 사대부촌인 북촌에 위치하였으며, 흥완군이 왕실 종친이었으므로 궁중음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맹현음식은 왕족과 사대부, 혹은 반가와 교류를 유지했었기에 거대도시화되기 이전의 옛 서울의 반가음식 본래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즉, 맹현음식은 궁궐 밖의 일상생활 속에서 전수되어 온 궁중 음식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조선왕조 궁중음식의 외연(外延)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전승내용
조선시대에는 봉제사 준행의 규범이 엄격해졌고 이와 함께 제사음식도 규범에 따라 엄격하였다. 『사례편람(四禮便覽)』에 제사는 선조제, 시조제, 예제(?祭), 기일제, 묘제, 속절제, 사시제, 참례 등으로 구분되며, 제사에 차리는 제례음식을 제수라고 했다. 흥완군 가에서 제수는 메, 탕, 적, 전(갈랍), 면, 편, 삼색나물, 대추, 밤, 감 등 생실과, 한과, 육포, 식혜 등을 차린다.
적(炙)은 고기, 두부, 생선으로 삼적을 하는데, 익히지 않고 날로 올린다. 삼적의 사이사이에는 백사지를 끼워 넣는데, 초헌, 아헌, 종헌에 맞추어 삼적(三炙)의 사이사이에 차례로 끼운다. 종묘제의의 제수도 잡곡과 쌀, 고기를 날 것대로 진설하며, 국가적 큰 제사에도 익히지 않은 날 음식을 올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윤서석은 이것이 먼 옛날 화식(火食)하기 이전의 것을 상고(尙古)하는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하였다. 이처럼 익히지 않고 날 것을 제사상에 올리는 풍습을 궁궐, 왕가, 사대부들이 따라 하였으며, 흥완군 가에서도 이러한 풍습이 전승되고 있다.
'탕'은 육탕, 어탕, 소탕의 '삼탕(三湯)'인데 후에 단탕(單湯)으로 간소화하기도 하였다. 단탕이면 단적(單炙)을, 삼탕이면 삼적(三炙)을 놓는다. '전'은 생선, 간, 소고기로 만든 삼갈랍을 한다. 육전 대신 '민어산적'을 사용하기도 한다. 삼갈랍은 '간전'을 맨 아래 놓고 그 위에 '생선전' 그리고 맨 위에 '육전'혹은 '민어산적'을 놓는다. 삼색나물로는 시금치, 도라지, 고사리나물을 한 접시에 놓는다. 편(떡)이 있으면 반드시 면을 놓는데 면은 국수를 삶아서 건더기만 놓는다. 떡은 '깨찰시루떡', '녹두찰시루떡'을 주로 하는데 켜가 얇으며, 웃기로 '주악'을 놓는다. 생실과로는 밤, 대추, 감, 사과, 배 등을, 한과로는 산자, 강정, 약과, 다식을 놓는다. 포는 육포를 놓는다. 식혜는 식혜 밥만 따로 제기에 놓아 육포를 1cm정도의 사각 모양으로 5개를 잘라 '식혜눈'을 만들어 얹는다. 그밖에 나박김치, 간장, 초간장을 놓는다.
진설할 때에는 1열에 반(飯), 갱(羹), 시접, 잔반(盞盤)을, 2열에는 면(麵), 적, 탕, 전, 병(餠)을, 3열에는 육포, 삼색나물, 간장, 초간장, 나박김치, 식혜를, 4열에는 생실과와 한과를 놓으며 제물의 종류와 색에 따라서 '홍동백서', '좌포우혜', '동두서미' 등의 격식에 따른다. 한편 제사 후 전은 채를 썰고 튀각, 나물과 함께 진간장, 참기름을 넣어 커다란 놋주걱으로 비벼 비빔밥을 해 먹거나, 갈랍(전)을 웃기로 얹은 장국밥으로 음복한다.
속절제중 삼짇날에는 '화상다례(畵像茶禮)'를 지내는데, 이는 삼짇날 흥완군 가(家)의 사당에서 '화상'을 모셔와 안방 앞뜰에다 놓고 거풍하는 의례이다. '진달래꽃전'을 올리지만 빛이 누런 국화를 따다가 국화잎을 찹쌀에 붙여 부친 '국화전'을 올리기도 한다. '진달래화채'와 함께 내어놓는데 1년에 한번 지낸다. 또한 여름에는 갓 나온 수박과 참외를, 가을에는 팥죽을 사당에 천신한다. 흥완군 가에서는 한식과 추석에는 집에서 차례를 지내지 않고 『열양세시기』에서처럼 주(酒), 과(果), 포(脯, 육포)로 간소하게 묘제를 지낸다.

중요성 및 의의
흥완군 가의 의례음식은 왕의 수라상, 어상, 왕실의 가례 및 다례상에 오른 궁중음식을 다수 포함하고 있으며, 이로부터 궁중음식은 왕가를 통해서도 사대부와 반가로 전파되었으리라 여겨진다. 그러나 조사된 의례음식들을 기존의 궁중음식 조리서와 비교할 때 재료의 사용이나 조리방법에 있어서 차이가 있어, 반가음식으로서 '궁중음식'에 대한 분류와 그에 따른 조사가 필요하다. 즉, 맹현음식은 궁궐 밖의 일상생활 속에서 전수되어 온 궁중 음식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조선왕조 궁중음식의 외연(外延)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흥완군 가의 의례음식들은 기록보존이 잘 되어있고 전통과 함께 대를 이어 후손들에 의해 계승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능적으로 전수된 기존의 전통음식과는 차이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혼례 및 제례 음식의 상차림이 오늘날에도 후손들에 의해 실현되고 있다는데에 그 가치가 있다.

전승 지역
서울 / 종로구 / 가회동

자료출처/참고자료
ICHPEDIA, 1.이귀주,2012,『서울의전통음식-북촌맹현(孟峴)음식을중심으로』,고려대학교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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