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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제459호로 지정이 되어있는 이 회양목은, 효종대왕릉과 역사를 같이하고 있다
15-09-12 23:21

여주에 있는 효종대왕릉은 사적으로 지정이 되어 있다. 이 효종대왕릉을 가끔 찾아가는 것은, 이 능의 재실 안에 자라는 수령 300년이 넘은 회양목 때문이다. 현재 천연기념물 제459호로 지정이 되어있는 이 회양목은, 효종대왕릉과 역사를 같이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 역사적인 가치가 매우 높다고 하겠다.
 
회양목으로는 유일하게 높이 4m 정도의 큰 노거수
 
효종대왕릉의 사적지 안에 있는 회양목은 잎이 두껍고 타원형이다. 꽃은 4∼5월경에 피고, 열매는 6∼7월에 갈색으로 달리는 사철 푸른 나무이다. 회양목이란 나무는 조경수로 많이 심으며 작고 낮게 자라는 나무이다. 그러나 이 재실 내에서 자라고 있는 회양목은 그 크기가 약 4m정도는 되어 보인다. 옆으로 퍼져나간 가지도 3m 정도로 넓게 퍼졌다. 이 나무는 1673년 구리에 있던 효종대왕릉을 옮겨오면서 재실 안에 심은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큰 회양목은 딴 곳에서 보기가 힘들다. 그래서 가치가 더 크다고도 하지만, 아마 효종대왕의 릉 안에서 자라고 있기 때문에, 더욱 돋보이는 듯하다. 또한 그 나무를 심어 300년이 넘는 세월을, 탈 없이 이렇게 자랐다는 것이 더욱 가치가 있다.
 
힘들 때마다 찾아간 나무, 인연이 깊어
 
살면서 힘이 들 때면 나름대로 찾아가는 곳이 몇 군데 있다. 그 중 한 곳이 바로 효종대왕과 인선황후를 모신 영릉이다. 그렇다고 능침까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바로 능 입구에 있는 재실을 향한다. 문 안으로 들어가면 담장보다 훨씬 큰 회양목이 반겨주기 때문이다. 대문채에서 재실로 들어가는 일각문 오른편에 자리하고 있는 회양목.
 
내가 이 나무를 처음으로 찾아본 것은 꽤 오래 전 일이다. 한참 사업을 하다가 실패를 거듭하는 바람에 힘이 들 때, 처음으로 이 회양목을 보았다. 아마 그 처음 볼 때도 눈이 내리던 날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처음 만난 회양목 한 그루가 나에게는 큰 의미를 남겨주었다. 우선 이 능이 효종대왕릉이라는 것이 그랬다.
 
 
 
조선조 17대 왕인 효종대왕은 북벌을 꾀했던 왕이다. 러시아가 시베리아 쪽으로 남진을 하자, 청은 우리에게 원군을 청했다. 효종대왕은 우리 군대의 능력을 시험해보고자 원군을 보내, 송화강과 흑룡강에서 러시아군을 크게 무찔렀다. 이런 계기가 아마 북벌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북벌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도 전에, 갑자기 승하한 효종대왕. 북벌을 하지 못한 아쉬움이 이 회양목에 전해진 것은 아니었을까? 이 나무가 대왕의 마음을 닮았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거목에는 기운이 있는 것일까?
 
겨울철에 찾아가도 그 푸른빛을 잃지 않고 있던 회양목이다. 크기도 하지만, 300년이 넘는 시간을 이렇게 당당하니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 당시 의기소침해 있던 나에게는 정말 큰 힘을 주었다. 그래서 그 이후 힘이 들 때면 이곳을 찾아, 한참이나 이 회양목을 바라보고는 했다.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이 회양목이 예사롭지가 않다는 생각이다. 아마 효종대왕의 그 북벌의 기운이 이 나무에 전해진 것이나 아닌지 모르겠다.
 
 
 
 
언제보아도 당당한 회양목. 비록 한 그루가 이렇게 서 있지만, 그 회양목으로 인해 효종대왕의 능이 더욱 돋보인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얼마를 더 이렇게 당당하게 살아가려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천년이고 그 이상이고 이렇게 푸르게 살아가기를 마음속으로 빌어본다. 나무는 많지만 이 나무가 나에게는 특별한 사연이 있어, 겨울마다 찾아보는 회양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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