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리 곁을 떠난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닉네임인 혁신의 아이콘과 달리 그가 심취했던 분야는 셰익스피어의 리어왕(king lear)과 같은 고전과 인문학이었고, 늘 그의 곁에 고전이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 미국의 대통령이면서 뛰어난 연설가인 버락 오바마가 즐겨 읽는 책도 구약 성서와 더불어 허먼 멜빌의 백경과 셰익스피어의 햄릿과 리어왕이고, 나폴에옹은 전쟁터에서도 읽을 책을 몸에 지니고 다녔으며, 발명왕 에디슨은 어린 시절부터 셰익스피어 전집과 로마제국 흥망 사 등을 섭렵했다고 합니다. 그들이 읽은 고전은 말 그대로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 만한 예술작품이나 문학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왜 아날로그적 고전을 디지털시대에 읽어야 될까요?
우리가 자동차를 운전할 때 안전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백미러나 룸미러를 통해 뒤를 보듯,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행복하고 안전한 전진을 위해 지금 살아가고 있는 우리 삶을 살피고 되돌아보는 성찰과 같은 것 입니다.
단순히 옛날 책이 고전이 아닙니다. 옛날부터 지금까지 무수한 검증을 거쳐 살아남은 책을 말하는 것이 고전입니다.
셰익스피어만큼 많은 고전과 고전 속에 담긴 명언, 좋은 말을 만들어낸 작가도 흔치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고전을 이야기 할 때는 누구나 셰익스피어의 작품부터 시작하죠.
선거철에 늘 등장하는 “배반당하는 자는 배반으로 인해서 상처를 입게 되지만, 배반하는 자는 한층 더 비참한 상태에 놓이게 마련”이라는 그의 명언도 예사롭지 않고, “브루투스 너마저”라는 단 한 문장으로 널리 회자되는 글귀는 자기 측근에 대해서 방심하지 말라는 교훈을 남긴 글귀입니다.
그뿐만 일까요?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라는 말은 셰익스피어가 남긴 유명한 명언입니다.
베니스의 상인, 말괄량이 길들이기, 헛소동, 한여름 밤의 꿈 등의 히극과 맥베스, 로미오와 줄리엣, 리어왕, 오셀로, 햄릿 등의 비극으로 살아서나 죽어서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작가입니다. 영국의 여왕 엘리자베스는 일찍이 셰익스피어를 두고 “국가를 전부 넘겨주어도 셰익스피어 한 명만은 못 넘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명성만큼 그의 작품은 책뿐만 아니라 오페라, 뮤지컬, 영화로도 현재까지 무대에 오릅니다.
특히 얼마 후에는 맥베스가 영화로 재탄생 하여 극장에서 상영될 예정인데요.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가장 매혹적인 작품으로 잘 알려진 작품입니다.
사전 공개된 포스터에는 극중 예언에 사로잡혀 왕자를 탐하게 되는 용맹한 전사 맥베스 역을 맡은 마이클 패스벤더의 방금 막 전장을 갔다 온 듯한 강렬한 눈빛과 비주얼로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예언으로 시작된 욕망과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장엄한 전쟁을 그린 고품격 서사 대작인 맥베스는 제 68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후 올해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오르며, 전 세계 언론 매체들로부터 아낌없는 찬사와 호평을 받고 12월 초에 국내에서 개봉될 예정입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 에디슨, 그리고 스티브 잡스가 셰익스피어의 많은 고전 중에서도 곁에 늘 두고 읽고 또 읽었다는 리어왕은 또 한 번 읽어보셔도 좋습니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가장 아름답고 숭고한 작품으로도 리어왕은 손꼽히는 작품입니다.
책의 내용은 잘 알다시피 이렇습니다. 리어는 브리튼의 왕으로 3명의 딸 고너릴, 리건, 코델리아가 있습니다. 노왕 리어는 팔순이 넘어 왕위를 딸들에게 넘기고 조용한 삶을 살 생각이었습니다. 리어는 과장된 말로 아부하는 두 딸 고너릴과 리건에게 흡족해 했지만, 자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말하라는 리어의 질문에 코델리아는 무뚝뚝한 답으로 일관하고, 이에 분노를 견디지 못한 리어는 코델리아를 추방하게 됩니다.
왕이라는 이름만 남긴 채 모든 권력을 두 딸에게 이양한 리어는 자신을 사랑한다는 두 딸에게 결국 무참히 버림받고 폭풍이 휘몰아치는 황야를 헤매게 됩니다. 다른 한편 코델리아는 프랑스의 왕의 아내가 되었고, 리어의 처참한 소식을 충신 켄트로부터 전해 받게 되고, 프랑스 군을 이끌고 리어를 구하기 위해 영국으로 진격하게 됩니다.
코델리아는 결국 리어와 재회하고 딸에게 용서를 구하면서 회한의 눈물을 흘리지만 코델리아는 에드먼드가 이끄는 영구군에게 패해 죽음을 맞게 됩니다. 이러는 가운데 리건과 에드먼드를 사이에 두고 치정 싸움을 벌이던 언니 고너릴은 질투에 눈이 멀어 리건을 독살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합니다.
리어는 코델리아의 죽음을 부정하던 중 그녀의 시신을 품에 안고 오열하다 생을 마감하게 되고 맙니다.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가 셰익스피어라면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는 헤밍웨이입니다.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된 게 아니야. 인간은 파멸 당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 어니스트 헤밍웨이같이 그의 작품 노인과 바다에서 했던 것처럼 작품 속 어딘가에서 불쑥 튀어나온 듯 삶이 다채로운 작가도 흔치 않을 겁니다.
노인과 바다라는 작품으로 헤밍웨이는 노벨 문학상과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그 밖에도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무기여 잘 있거라 등 많은 작품들이 있으며 그의 작품 대부분은 문명세계를 속임수로 보고 비극적인 인간의 모습을 간단하고 짧은 문체로 묘사한 20세기 대표작가입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문체가 헤밍웨이의 특징이자 매력인데요. 특히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허무주의와 개인주의를 극복하고 자연과 인간을 긍정하고 진정한 연대의 가치를 역설한 수작으로 노인과 바다가 꼽히고 있습니다.
한번쯤 노인과 바다를 안 읽어본 사람이 있을까요?
84일 동안 홀로 멕시코 만류에서 고기잡이를 하는 노인 산티아고는 아직 아무것도 잡지 못했습니다. 마놀린은 같은 마을에 사는 소년으로 평소 산티아고를 좋아해 일손을 도와주고 했는데요. 소년의 부모님이 노인의 운이 다했다며 승선을 만류하는 바람에 이번에는 그와 함께 타지 못한 산티아고는 먼 바다까지 혼자 배를 몰고가 낚싯줄을 내립니다.
힘이 쌔고 그의 조각배보다 훨씬 큰 청 새치 한 마리가 낚시바늘에 걸리자 이틀 밤낮을 넘게 산티아고는 그물고기와 혈투를 벌입니다. 죽을힘을 다해 싸운 끝에 결국 청 새치를 잡지만 그 기쁨도 잠시, 상어 떼들이 뱃전에 밧줄을 묶어 매달아 놓은 청 새치의 피 냄새를 맡고 산티아고의 배를 쫓아옵니다. 산티아고는 남아있는 힘을 다해 상어 떼와 싸웠지만 뭍으로 겨우 돌아와 확인해 보니 머리와 몸통의 앙상한 등뼈만 남아있는 청 새치만 남아 있을 뿐이었습니다.
산티아고의 뱃전에 매달린 거대한 뼈를 보며 어부들은 감탄하고, 안타까움에 마놀린은 먹을 것을 싸 들고 눈물을 흘리며 산티아고의 집으로 찾아갑니다. 이 소설은 누구나 잘 알고 있듯이 수많은 역경에 맞선 불요불굴의 의지와 수많은 실패를 극복하는 불패정신에 바치는 헌사입니다. 어떻게 보면 온갖 고난 속에서 끝까지 노인이 싸운 것은 상어 떼가 아닌 자신의 운명이지 않았을까요?
노인이 상어를 죽이고 나서 한 말입니다. ”사람은 패배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사람은 죽을 수는 있어도 패배할 수는 없다.”
이어서 소개해 드릴 책은,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로, 뮤지컬로도 각색되어 많은 이들을 감동시킨 작품으로 늦은 가을에 다시 읽어봐도 좋은 고전입니다.
19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찰스 디킨스는 셰익스피어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습니다. 찰스 디킨스는 별로 유복하지 못한 유년기를 보내다가 법률 사무소 직원으로 열다섯 살 때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일과 공부를 병행한 끝에 1836년 신문사 기자가 되는데 성공한 20세때부터 틈이 날 때마다 작품을 쓰며 작가의 꿈을 키워가던 중 피크웍 문서발표를 1836년에 함으로써 일약 유명작가 반열에 올랐고, 그 이후 당대 최고의 작가로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활동하게 됩니다.
리틀 도릿, 올리버 트위스트, 위대한 유산, 데이비드 코퍼필드, 크리스마스 캐럴, 두 도시 이야기 등 다수의 작품들은 전체적으로 감상주의적 휴머니즘과 풍자적 희극성이 풍부하게 담겨있지만 사회 비판적인 성격을 후기로 가면서 강하게 띠고 있습니다.
찰스 디킨스의 작품 중 뮤지컬에서 즐겼던 두 도시 이야기 속 대사입니다. “최고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이었다. 지혜의 시대이자 어리석음의 시대였고, 믿음의 세기이자 불신의 세기였다. 빛의 계절이면서도 어둠의 계절이었고, 희망의 봄이지만 절망의 겨울이기도 했다. 우리 앞에는 모든 것이 있었지만, 또 한편으로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들 모두는 천국을 향해 가고자 했으나 우리 모두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즉 그때는 지금과 너무도 비슷했고, 그 떠들썩한 권위자들은 좋은 쪽으로 건 나쁜 쪽으로 건 오직 과장된 비교로만 그 시대를 받아들이려 했다.”
특히 그의 단행본으로 2억 부 이상 팔린 두 도시 이야기는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소설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습니다.
이 작품의 장소는 런던과 파리를 오가고, 배경은 프랑스 혁명기입니다. 모든 것을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바친 한 남자의 불멸의 사랑이야기인데요. 시드니 칼튼은 변호사로서의 능력은 출중하지만 매사 냉소적인 염세주의자인데 그가 짝사랑하는 루시마네트라는 여인을 만나 따듯한 마음을 가진 인간으로 변모, 결국 그는 희생을 선택하고 맙니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그의 남편 대신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한 한 남자의 애절하고 처절한 사랑을 표현한 이 소설은, 역사적 사건인 프랑스 혁명을 다루면서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가슴 찡한 감동과 따스한 온기를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소설을 집필하는 내내 찰스 디킨스는 프랑스 혁명의 현장을 일일이 취재하기 위해 파리에 머물렀고, 그 덕분에 프랑스 혁명이 일어날 당시, 파리와 런던에 곪을 대로 곪은 사회상과 평범한 민중들의 모습을 그 누구의 어떤 작품에서보다 생생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