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은 아득한 옛날부터
오랜 세월 동안 화중왕(花中王: 꽃가운데 임금이란 뜻)으로 군림해 왔다. 활짝 핀 꽃 모양이 어느 꽃보다도
크고 복스러워 보이며 호화로우리 만치 아름다우면서도 야하지 않아 마치 군자의 상(相)을 대한 듯하다 해서 화중왕이라 했다 한다. 그래서 모란은 대개 부귀(富貴)를 나타내는 꽃으로 일컫는다.
모란이 우리나라의 정신문화에 끼친 영향은 단적으로 표현해서, 병풍의 그림에는 반드시 부귀(富貴)를 기원하는 뜻으로 그려졌고 한옥의 벽장문에는
어김없이 모란 그림이 그려진 벽장지를 붙였던 것으로 미루어 얼마만큼 모란을 좋아했나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안뜰이나 후원에는 반드시 모란을 심었고 도자기의 도안이나 나전칠기의 도안 등으로서, 장롱, 문갑뿐 아니라 어느 집에나 한두 개씩 있는 백항아리의 모란 그림은 모두가 부귀를 기원하는 순박한 소망이 서려
있는 있었던 것이다. 모란은 중국이 원산지로서 옛날 수나라의 양제 때부터 재배가
시작되었으며 당나라 때는 궁중 뿐 아니라 민가에서도 재배가 성행했다고 한다.
모란, 즉 모란(牡丹)은 당나라 때 일명 목작약(木芍藥)이라고도 불렀는데 그것은 꽃은 작약과 흡사하며
줄기는 나무로 되어 있기 때문인데, 작약이 약초였던 것처럼 모란도 관상용과 약용의 비중이 백중했던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모란의 근피는 민간약으로 요통,
월경불순, 냉증, 진통, 해열 등에 쓰였으며 잎은 화상에 쓰기도 했다.
진상품 관련근거
목단피(牧丹皮)는 강원도(간성, 감영, 강릉, 금성, 삼척, 양구, 영월, 원주, 이천, 철원, 춘천, 통천, 평강, 홍주, 회양, 횡성, 흡곡) 충청도(대흥, 보령, 충원, 회덕, 홍주) 함경도(단천, 덕원, 북청, 함흥) 황해도(감영, 곡산, 문화, 송화, 수안, 신계, 신천, 안악, 연안, 은율, 長淵, 재령, 토산, 평산, 풍천, 황주)에서 진상하였다는 기록이 여지도서에 기록되어있다.
목단피, 모란 뿌리껍질 특성
모란은 가지가 굵고 잎
표면은 털이 없지만 뒷면은 잔털이 있어서 약간의 흰빛이 돈다. 모란은 작약보다 약간 앞서 5월말에서 6월초에 붉은색이나 흰색의 꽃이 피고, 9월에 열매가 익는데 종자는 둥글고 검은색이다. 모란꽃은 보면 볼수록
멋있기 때문에 ‘앉으면 모란, 서면 작약’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고,
꽃말은 ‘부귀’이며, 영랑 김윤식 선생의 ‘모란이 피기까지는’이라는 시가 유명하다.
모란의
성분
모란 뿌리에는 paeonol, paeonoside, paeonolide(paeonoside+arabinose), paeoniflorin이
들어있고, 정유가 0.15~0.4%, phytosterol 등이
함유되어 있으며, 모란꽃에는 astragalin이 들어 있다.
목단피, 모란 뿌리껍질 약리작용
1)
중추에 대한 작용 ; 생쥐에게 모란의 주성분인 paeonol을 복강내에 주사하거나 먹이면
진정과 최면, 진통작용을 하고, 정상인 생쥐의 체온을 내려가게
한다.
2)
혈압에 대한 작용 ; 목단피 달인 물(생약기준0.75g/kg)을 마취한 개와 고양이, 흰쥐에게 투여했더니 모두 혈압을 떨어뜨렸고, 실험형 고혈압을 앓고 있는 개와 흰쥐에게 목단피 달인 물을 경구투여 했더니 모두 혈압을 낮췄으나 효과가 천천히
나타났다.
3)
항균작용 ; 시험관내에서 백색포도상구균, 대장균, 장티푸스균에 대해 매우 강한 항균작용을 했으며, pH가 7.0~7.6일 때 살균력이 가장 강했다.
4)
paeonol은 흰쥐
뒷다리 발꿈치의 부종에 대해 혈관투과성을 줄여서 부종을 억제했다.
목단피, 모란 뿌리껍질의 독성
모란의 독성은 약한 편이라서
생쥐에게 모란 주성분인 paeonol을 정맥주사하고 48시간동안
관찰했더니 반수치사량LD50이 90mg/kg이었고, 위에 관류했을 때는 3430mg/kg이었다. 또한 실험성 고혈압을 지닌 개에게 투여해도 간기능이나 혈장, 혈액의
비단백성질소, 심전도 등의 이상이 보이지 않았다.
모란, 목단피의 알레르기성 비염치료 임상례
목단피를 달여서 매일
저녁 50㎖씩 10일간 투여했더니 31명 가운데 완전히 치유된 경우가 12명, 증상이 호전된 경우가 9명이었다.
다만 증상이 호전된 9명의 경우에는 나중에도 완전히 치료되지는 않았다.
모란, 목단피의 효능
목단피는 열을 내리고
혈액순환을 조절해서 어혈을 없애는 효능이 있고 소화를 촉진하기도 한다. 그래서 코피나 대변출혈, 월경중지, 아랫배 뭉침, 자궁근종, 타박상 등에 이용하고, 피부의 발진이나 종기, 근육경련 등에도 효과가 있다.
목단피, 모란 뿌리껍질의 부작용
목단피는 몸이 찬 사람이나
임신중인 여성, 생리량이 많은 여성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사상의학에서는 모란이나 목단피를 소양인의 약물로 분류하고 있고, [육미지황탕]의 재료로 처방하기 때문에 소음인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모란관련 설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보면 당나라 황제였던 태종 이세민(李世民)이 붉은색과 자주색, 흰색의
모란꽃 그림과 씨앗 3되를 진평왕에게 보내 왔다. 그림과
씨앗을 받아 본 덕만공주(선덕여왕)는 대뜸 '향기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고, 진평왕이
덕만공주에게 모란꽃 그림과 씨앗만 보고 그것을 어떻게 아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공주는 그림을 보니 나비가
없어서 향기가 없는 줄 알았다면서, 꽃에 향기가 있으면 반드시 벌과 나비가 따르게 마련이라고 대답했다. 다음해 그 씨앗을 심어 꽃이 핀 뒤에 보니, 정말로 향기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모란꽃은 계량종이라서 그런지 향기도 나고 벌이나 나비도 모여든다.
또 화왕계(花王戒)에 얽힌 일화도 있다. 신라
신문왕때 설총(薛聰)은 임금으로부터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라는 명을 받고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모란이
백화의 왕일 때 많은 꽃 중에서 장미라는 요염한 가인(佳人)이 아양으로 아첨하니 길가의 할미꽃이 허리를 구부리고 화왕에게 충언직간을 했는데 요염한
장미에 홀린 화왕은 할미꽃의 충언이 옳은줄 알면서도 장미에게 끌려 갔습니다. 그것을
본 할미꽃은 「왕의 총민(聰敏)이 의리를 명찰하시리라 믿었는데 정작 가까이 와서 보니 그렇지 못하외다. 예로
인군이 요염을 가까이하면 충직을 소원하게 되는 것이니 필경 패망을 부르지 않을 리 없습니다. 서시
같은 요희가 나라를 뒤집고, 맹자 같은 현인이 뜻을 얻지 못한 것입니다. 이런즉 신(臣)인들 어찌하리까」하고 사의를 표하므로 화왕이 그제야 깨닫고 할미꽃에게 사과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자 신문왕은 의중유의(意中有意: 뜻 속에 뜻이 있다)의
풍유(諷諭: 풍자와 비유)가
왕자의 계(戒)가 될 만하니 글로 만들라고 했다. 이것이 바로 "화왕계"이며 이로써 설총은 비유하여 풍간(諷諫)했다는 것은 신라역사에 모란이 남긴 아름다운 고사다.
모란의 다양한 색깔에 얽힌
일화로는 중국의 시인이며 경세가인 한퇴지(韓退之)와 학문하기 싫어하는 조카 사이에 얽힌 것이 있다. 하루는 한퇴지가
조카를 꾸짖으며 『사람은 한 가지 재주는 있는데 너는 무슨 재주가 있느냐』고 물었는데 그는 『모란만은 뜻대로 가꿀 수 있다』고 대답하며 『마침
모란이 피고 있으니 한번 색다른 꽃을 피워 보이겠다』하고 1주일만 여유를 달라고 했다. 장막을 둘러치고 그 속에서 1주일을 지낸 후
장막을 거두면서 『이중에서 한 포기의 꽃이 피거든 잘 살펴보시라』고 말하고는 고향으로 돌아갔다. 1개월
후 꽃이 피어 살펴보니 꽃 속에 글씨가 한자씩 나타났는데 14송이에 자기가 어려서 고향을 떠나올 때
지은 시구였더라는 믿기 어려운 놀라운 일화를 남기고 있다.
모란에 대해서 북한에서 펴낸 <약초의 성분과 이용>에서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뿌리껍질(목단피): 가을에 뿌리를 캐어 물에
씻은 다음 목부를 빼 버리고 햇볕에 말린다.
성분: 뿌리껍질과 목심에는 페오놀 배당체인 페오노시드(페오놀-β-D-글루코시드), 페오놀리드(페오놀-β-람노글루코시드), 페오니플로린이 있다. 이밖에 안식향산, β-시토스테롤, 캄페스테롤, 페오놀이 있다.
페오놀 배당체는 약재를 보관할 때 분해되어 페오놀 C9 H10 O3(녹는점 52℃, d18 1,310, n18 1,5432, 알코올과 에테르, 클로로포름에
풀린다)의 결정이 약재의 겉면에 내돋는다.
총 페오놀의 함량은 뿌리 껍질에서 1.8~1.9%이다.
줄기껍질에는 페오놀은 없고 페오놀리드, 페오니플로린이 있다. 꽃에는 펠라르고닌(클로리드) C27 H31 O15 C1·3½H2 O, 페오닌(클로리드) C28 H33 O16 C1·5H2 O이 있다. 꽃에도
펠라르고닌과 페오닌이 들어 있다.
모란뿌리껍질의 중요한 약리작용 물질은 페오놀과 그의 배당체로 보고 있다. 이
성분은 모란의 뿌리에만 있고 줄기와 함박꽃에는 없다고 한다. 따라서 함박꽃뿌리에
모란가지를 접하여 키운 식물의 뿌리에 페오놀이 들어 있는지 의문이다. 일부 문헌에는
이렇게 접한 식물의 뿌리껍질에는 페오놀이 없다는 자료가 있다.
모란뿌리껍질은 복숭아씨와
함께 쓸 때 염증을 없애고 몸 안의 피를 잘 통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
모란뿌리껍질 달임약(6g:200cc): 하루 3번
나누어 먹는다. 월경불순, 머리아픔, 관절아픔, 피나기, 타박상, 부스럼 등에 쓴다.
대황목단피탕: 대황뿌리 2g, 모란뿌리껍질, 복숭아씨, 망초 각각 4g, 박씨 6g을 달여 하루 3번 나누어 뜨거울 때 마신다. 변비, 아픔,
열나기가 있는 하반신의 여러 가지 염증, 충수염, 결장염, 직장염, 치질에도 쓴다. 변비가
없을 때에는 처방에서 대황뿌리와 망초를 뺀다.
관련근거 및 출처
김달래한의원 체질박사, 여지도서, 삼국유사, 약초의 성분과 이용, 한글동의보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