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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초·비단풀·허깨나무''
20-08-03 14:05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함초(鹹草)와 비단풀, 허깨나무 등은 약초 대접을 받지 못했다. 식물도감에만 올랐을 뿐 약초꾼들에게도 생소했다. 그러나 최근 이들 약초가 항암과 간 기능 개선, 관절염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명약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네랄의 보고, 함초=함초는 서해안과 남해안, 제주도, 울릉도 등 바닷물이 닿는 해안이나 갯벌, 염전 주변에서 자란다. 퉁퉁하고 마디마디 튀어나온 풀이라 해서 ‘퉁퉁마디’라 불린다. 중국 의서인 ‘신농본초경’은 맛이 몹시 짜다며 함초, 염초(鹽草)라고 기록하고 있다. 갯벌이 많은 국내에는 흔한 함초지만 일본에서는 희귀해 1921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줄기는 마디가 많고 가지는 두세 번 갈라져서 마주 난다. 가지는 여름철에 녹색이지만 가을철에는 단풍잎처럼 붉게 변한다. 키는 10∼20㎝쯤 자라고 10월에 까만 열매를 맺는다.

함초는 염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일반 소금처럼 짜지는 않고 단맛이 나면서 짜다. 함초에서 염분을 분리해 낼 수 있는데, 이를 졸이면 잘 익은 조선간장 맛이 난다. 함초는 칼슘과 나트륨, 철 등 광물질이 많이 들어 있는 미네랄의 보고다.

함초는 숙변을 없애고 변비를 고치며 비만증을 치료한다. 또 혈액 순환을 좋게 하고 혈압을 조절하는 능력이 뛰어나 고혈압의 경우 혈압을 낮춰주고 저혈압 환자에겐 혈압을 높여준다. 축농증, 신장염, 관절염에도 좋고 혈당치를 낮춰 당뇨를 고친다.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고 갑상선 기능 저하증 치료에도 효과가 좋다. 8∼9월 단풍이 들기 전에 채취해 말려서 먹거나 날것으로 생즙을 내서 먹는다.

◆항염·항암에 좋은 비단풀=이름 그대도 땅바닥을 비단처럼 곱게 덮는 풀이다. 비단풀은 시멘트 바닥이나 보도블록 틈새를 비집고 나기도 하지만 잎이나 줄기가 작고 가늘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가지는 약간 붉은 빛이 돌고 잎은 길이 5∼10㎜, 너비 4∼6㎜의 긴 타원형으로 마주 난다. 줄기를 짜르면 흰액이 나온다.

칼에 베이거나 긁힌 상처에 비단풀 생즙을 바르면 곪지 않고 잘 낫는다.


비단풀을 짓찧어 사마귀에 붙이면 잘 떼어진다. 진통·진정 작용이 뛰어나 어떤 두통에든 효과가 좋다. 항암 해독에도 효험이 있다. 특히 뇌종양과 골수암, 위암 등에 좋다고 한다. 말린 것 또는 날것을 달여서 복용하고 짓찧어 상처에 붙이면 좋다. 그늘에 말려 가루를 내어 복용해도 된다.

◆술독 푸는 허깨나무=중부 이남의 깊은 산속 양지바른 개울가에 자생하는 허깨나무는 높이 20m, 지름 1m까지 자란다. 드물게 설악산 오대산 용문산 백운산 울릉도 등에서도 자란다. 잎은 산뽕나무와 닮았고 열매는 산호 또는 닭발가락처럼 생겼는데 이를 과경(果梗·열매자루)이라 부른다. 과경의 맛은 달콤하면서 약간 떫다.

허깨나무는 술로 망가진 간 등을 치료하는 데 특효다. 허깨나무 달인 물이나 열매 즙을 몇 방울 술에 넣으면 술이 금방 묽어질 정도다.


술을 마신 뒤 구토가 나고 목이 마르면서 머리가 아플 때 허깨나무를 다린 차를 한잔 마시면 술이 깬다. 간염과 간경화, 식중독 등에도 좋다. 허깨나무는 ‘동의보감’이나 ‘향약집성방’ 등에는 적혀 있지 않고 세종 때 편찬된 ‘의방유취’에 소갈(당뇨)을 고친 일화가 소개돼 있다.

허깨나무는 잎과 가지, 열매 등 모두 약으로 쓴다. 과경의 약효가 가장 좋다. 열매는 가을에, 잔가지는 가을과 겨울에, 잎은 여름철에 각각 채취한다. 허깨나무는 다른 약재를 섞지 않고 ‘단방(이것만)’으로 먹어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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